상반기 간판 내린 건설사 12년 만에 최다... 건설업 지원책 나올까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뉴시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간판을 내리는 건설사가 많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2000곳이 넘는 건설사가 폐업해 12년 만에 가장 많았다. 건설업계에선 규제 완화 등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6월 폐업 신고(변경·정정·철회 포함)한 건설사는 2092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746곳)보다 19.8% 증가한 수차로, 2014년 상반기 2194곳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상반기 건설사 폐업 신고 건수는 2014년을 마지막으로 2000곳 미만 수준을 유지해왔다. 소폭 증감을 반복하며 2020년 1290곳까지 줄었지만 이후 점차 늘기 시작해 2021년 1408곳, 2022년 1413곳, 2023년 1794곳, 2024년 1809곳으로 4년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1746곳으로 소폭 줄었지만 올해 들어 2000곳을 다시 웃돌게 됐다.

 

 올해 들어 7월 29일까지 기간을 넓혀보면 폐업 신고한 건설사 수는 2475곳으로 늘어난다. 한 달도 채 안 돼 383곳이 더 문을 닫은 셈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처음으로 연간 건설사 폐업 신고 건수가 4000건을 넘어설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최근 건설사 폐업이 급증한 데에는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으로 인한 건설경기 불황이 장기화한 영향이 크다. 여기에 중동 전쟁과 고환율 등 대외 변수까지 겹치며 건설경기는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금융비용 상승이 불가피해 건설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에 따르면 이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72.5로 조사됐다. CBSI는 체감 건설경기를 나타내는 지수로,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지방 건설경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각종 악재에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물량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지방 중소·중견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9일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를 통해 상반기 중동 사태에 따른 비용 상승과 자재수급 불안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 동남권과 충청권, 대경권, 강원권에서 건설업 생산이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건설업계는 건설경기 회복과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정부에 규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주택건설업계는 지난 5월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타운홀 미팅에서 신축 주택 관련 금융 규제 개선,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 필요성 등을 건의했다. 

 

 국토부 지난 14일 개최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에서도 막힌 공급의 물꼬를 트고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건설업계 금융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윤덕 장관도 건설업계가 요구한 금융 지원 필요성에 공감했다. 김 장관은 지난 27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건설협회와 전문건설협회, 주택협회, 디벨로퍼협회 등과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며 “주택건설 금융에 대한 공급자 측면의 지원 필요성에 정말 크게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형태로든 건설금융을 풀어내야 실제 신축 주택이 공급될 수 있다는 데 적극적으로 공감한다”며 "금융위원회와 국토부가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 미분양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책 마련 의지를 밝혔다. 김 장관은 “국토부 건설국 차원에서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매입과 관련한 세제 혜택 확대 등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주택 문제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