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국거래소가 이른바 ‘쪼개기 상장’으로 불리는 중복상장 관행에 제동을 건다. 앞으로는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을 충분히 보호하지 않는 중복상장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예외적으로 엄격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허용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6일 ‘중복상장 원칙금지’를 위한 거래소 규정 개정안과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정안을 공개하고 의견수렴 절차에 착수했다.
그동안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상장사가 자회사를 별도로 상장하는 중복상장이 빈번하게 이뤄져 왔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상장사 간 지분보유 시가총액 비율은 11.2%로 미국(0.05%), 일본(4.0%), 중국(2.4%), 대만(2.7%)보다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모회사 주주가 기업가치 희석과 주가 하락을 떠안는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모회사 이사회에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책임을 부과한 점이다. 앞으로 중복상장을 추진하는 모회사 이사회는 ▲주주 영향평가 ▲주주보호 방안 마련 ▲주주소통 또는 주주동의 확인 ▲이사회 찬반결의 및 자회사 통지 ▲공시 등 5대 의무를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특히 이사회는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가치와 일반주주에게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자사주 소각이나 현금배당,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 등 실질적인 주주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거래소는 중복상장 기업에 대해 일반 상장심사 외에 별도의 특례심사 기준을 적용한다.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는 주주동의 여부가 핵심 기준으로 작용한다. 거래소는 원칙적으로 주주동의를 권고하고, 물적분할 자회사의 경우에는 주주동의를 사실상 필수 요건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동의 기준은 감사위원 선임 시 적용되는 ‘3% 룰’을 준용해 대주주의 영향력을 제한하고 일반주주의 의사를 보다 충실히 반영하도록 설계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