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근 환율의 변동성 확대와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해 국내 은행권 외환 담당 책임자들을 긴급 소집해 외화 건전성 규제 부담을 덜어주는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이번 간담회는 환율 약세를 틈탄 투기성 외환거래를 차단하고, 외화 유동성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 부담을 경감하는 동시에 은행권의 자체적인 건전성 관리를 당부하기 위해 마련됐다.
10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9일 금융감독원은 김성욱 은행·중소금융부문 부원장 주재로 주요 시중은행과 외은지점 외화·자금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외환시장 안정화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 부원장은 최근 일부 은행들이 환율 상승기에 달러화 약세 전망 등을 마케팅 수단으로 삼아 과도하게 달러예금 유치 경쟁을 벌이는 행위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러한 행위가 시장의 변동성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은행권에 무분별한 달러 상품 마케팅을 자제하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협조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특히 외환시장의 기조적 수급 불균형을 악용하거나 원화 약세를 유도하는 투기적 거래 또는 시장 교란 행위가 발생하는지 여부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한국은행과 공동검사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맞춰 금감원은 은행별 외환 리스크 관리 체계를 촘촘하게 재정비하기로 했다. 주요 은행의 외국환포지션 점검 주기를 기존 월간 단위에서 주간 또는 일간 단위로 대폭 단축해 한시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동시에 외환시장의 원활한 유동성 공급과 은행권의 효율적인 자금 운용을 지원하기 위해 당초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고도화된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의 감독상 조치 유예’ 기간을 올해 연말까지 6개월 더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유예 연장을 통해 은행들은 급격한 대외 여건 변화 속에서도 외화 자금을 한층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
김 원장은 외환 부문의 안정 조치와 함께 정책 효과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은행의 원화 및 외화 자산 건전성 확보가 근간이 돼야 한다고 최우선 과제로 주문했다. 최근 금리 변동성과 부실채권(NPL) 비율 등 잠재적 위험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자본 적정성과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등의 핵심 건전성 지표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당국의 외환시장 안정화 기조에 적극 동감하며, 과도한 외화 마케팅을 지양하고 철저한 건전성 관리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모았다. 이번 조치로 향후 은행들의 외환 리스크 관리 방식과 자산 건전성 유지 전략에 적지 않은 변화가 다가올 것으로 전망된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