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600원 가시권…“반도체 급락 여파에 환율 상방 압력 지속”

코스피가 전 거래일(8160.59)보다 676.18포인트(8.29%) 내린 7484.41에 마감한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1002.44)보다 91.05포인트(9.08%) 하락한 911.39,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539.1원)보다 4.1원 내린 1535.0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8160.59)보다 676.18포인트(8.29%) 내린 7484.41에 마감한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1002.44)보다 91.05포인트(9.08%) 하락한 911.39,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539.1원)보다 4.1원 내린 1535.0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1600원선을 향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539.1원)보다 16.1원 오른 1555.2원에 개장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6일(1590원) 이후 17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 한때 1560원선을 위협했으나,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 나오면서 최종 4.1원 내린 1535.0원에 마감했다. 

 

이처럼 환율이 이례적으로 폭등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견고한 경제 지표와 이로 인한 금리 인상 기대감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5월 비농업 고용자 수가 시장 예상치인 8만5000명을 크게 웃도는 17만2000명으로 집계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미국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 글로벌 자금은 안전하면서도 고수익을 보장하는 달러 자산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071까지 상승하며 강달러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등으로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을 붙였다.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인 신흥국 통화를 가장 먼저 매도하고,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를 확보하려는 성향이 강해진다.

 

특히 그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국내 증시가 무너지면서 환율을 추가로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반도체주가 급락하면서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정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외환시장발 공포가 증시를 무차별적으로 강타하는 형국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고환율 부담과 지정학적 불안에 반도체주를 비롯한 국내 주식을 대거 투매하고, 이탈한 자금이 다시 달러 환전 수요로 이어지면서 환율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외환 당국의 움직임도 급박해졌다. 외환당국은 최근의 환율 상승세가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판단해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투기적 거래를 포함한 시장 교란 요인 점검에 나섰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환율 쏠림 현상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시장 안정화를 위한 강력한 개입 의지를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환율 상방선이 1500원대 후반까지 열려있다고 경고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 고용 서프라이즈와 지정학적 위험이라는 대외 악재에 더해,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급락한 후폭풍이 원화 가치에 강한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민 연구원은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500원대 후반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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