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로 고양이 살렸다… 특별한 영웅 조명한 ‘119동물구조대상’

-동물자유연대 주최… 구조대원·기관에 감사 전해

제4회 119동물구조대상에서 수상자과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강수종 제주소방서 소방사, 전북소방본부 관계자,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양달승 순천소방서 소방위, 백경용 양구소방서 소방사. 동물자유연대 제공

 

질식 위기의 고양이에게 심폐소생술을 해서 생명을 구하고, 도로를 배회하는 유기견을 보호자에게 찾아주고, 배수로에서 구조한 길고양이를 입양하고….

 

올 한 해, 위험에 빠진 동물의 생명을 구한 영웅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29일 서울 성동구의 동물자유연대 본부에서 열린 ‘제4회 119동물구조대상’을 통해서다. 이번 시상식은 동물구조와 보호에 헌신한 소방기관 및 소방구조대원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고, 생명 존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하는 자리였다.

 

소방기관 부문의 영예를 안은 전북소방본부는 동물구조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전문교육과 정례 워크숍을 통한 구조역량 강화, 소방관 대상 반려동물 심폐소생술(CPR) 체험 교육 시범운영, 각종 지역 행사에서 교육 등 동물구조 정책 전반에서의 체계적 활동을 인정받았다.

 

소방구조대원 부문에서는 양달승 소방위(순천소방서), 강수종 소방사(제주소방서)가 수상했다. 양 소방위는 총 340건의 동물구조 현장에 출동한 가운데 번개탄을 이용한 자살 시도 현장에서 보호자와 함께 있던 반려묘 3마리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생명을 구했다. 또 구례군 제방 붕괴로 유실된 소를 구조하고, 망에 걸린 사슴을 구조 후 방생했다.

 

강 소방사는 96건의 동물구조 출동에 참여하며 빌라 3층 난간에 고립된 개를 구하고, 도로를 배회하는 유기견을 발견한 뒤 당근마켓앱을 활용해 보호자를 찾았다. 아울러 골프장 그물망에 걸린 개를 구조해 보호센터 인계했다. 또한 위기에 처한 고양이 4마리를 구조해 현재까지 돌보고 있다.

 

시민추천대원 부문 수상자인 백경용 소방사(양구소방서)는 10마리의 구조 고양이를 입양했다. 출동 중 마주한 고양이 3마리, 건물 천장에 방치된 고양이 2마리, 다른 팀 출동 시 인수받은 고양이 3마리, 배수로에 고립된 고양이 2마리다. 특히 비번일 때도 위험에 처한 동물을 구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서며 시민 추천을 받았다.

 

이날 수상자에게 상패와 상금을 전달한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구조대원들의 따뜻한 실천에 감사드린다”며 “사회적 재난 속에서도 묵묵히 생명을 구한 대원들의 노력이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물구조는 법적으로 지자체 업무로 분류되지만, 구조 현장의 다급함과 제도의 공백 속에서 많은 소방구조대가 대응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앞으로도 119동물구조대상을 통해 동물 보호와 구조활동의 중요성을 알리고, 동물과 사람이 함께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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