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FTA 개선 협상 타결…산업계 기대감 상승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이 16일 영국 런던에서 크리스 브라이언트 영국 산업통상부 통상담당장관과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협상 타결 서명식 후 악수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한국과 영국이 2년여 간의 협상 끝에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을 최종 타결지으면서 국내 수출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이번 협상 결과 한국의 대영(對英)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자동차 무관세 수혜 범위가 넓어지고 영국의 고속철도 시장이 개방되는 등 수출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

 

산업통상부는 영국 런던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크리스 브라이언트 영국 산업통상부 통상담당 장관이 ‘한·영 FTA 개선 협상’을 타결짓고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한영 양국은 2011년 발효된 한·EU FTA와 동일한 내용으로 2021년 한영 FTA를 체결했다. 양국은 FTA 발효 후 2년 내 후속 협상을 추진키로 하고 지난해 초부터 6차례 개선 협상 및 5차례 통상장관 회담을 거쳐 이날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산업부는 “한영 FTA 원 협정에서 상품 시장을 대부분 개방해 이번에 추가 개방은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우리 주력 수출품에 적용되던 엄격한 원산지 기준을 완화하고 정부조달, 서비스 등 분야에서 성과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공동선언문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영 수출의 36%(23억9000만 달러)를 차지하는 자동차(관세 10%)는 기존에 당사국에서 55% 이상의 ‘부가가치’(부품 등 재료 비중)가 발생했음을 증명해야 무관세 혜택을 받았을 수 있었지만 이번에 이 기준이 25%로 낮아졌다. 특히 전기차는 이번 기준 완화로 한국 기업의 FTA 관세 혜택이 늘어날 전망이다.

 

K-뷰티, K-푸드 등 수출 유망 품목의 원산지 기준도 완화해 화장품 등 화학제품(관세 최대 8%)과 만두, 떡볶이, 김밥, 김치 등 가공식품(관세 최대 30%)도 더욱 폭넓게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조달 시장에서는 영국이 고속철도 시장을 추가로 개방한다. 기존에는 한국만 일방적으로 이 시장을 개방했으나 이번에 불균형이 시정됐다. 또 서비스 시장도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가진 온라인 게임 분야를 추가로 개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국산 게임의 유럽 진출 확대 발판을 마련될 전망이다.

 

비자 제도도 정비했다. 영국 내 제조 공장 설립 초기 한국 엔지니어, 기계·설비의 유지·보수 전문인력 등의 수월한 영국 입국을 가능케 하도록 했다. 바이오·정보기술(IT) 분야에서도 전문 인력의 영국 입국 및 체류에 필요한 요건과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문화 부문에서도 서비스·디지털 등 챕터에 시청각 서비스를 적용하고 기존 문화 협력 의정서를 개정해 강화된 재정 지원 등이 포함된 현대화된 시청각 공동제작 협정을 체결키로 했다. AI 분야에서는 기술 선도국인 영국과의 상세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기업 간 연구개발 강화 및 관련 투자 증진, AI 육성을 위한 정책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투자자 보호 부문에도 새로운 규범을 도입,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제도(ISDS) 남용을 방지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디지털 규범 도입 및 AI 협력 분야에서는 국경 간 데이터 이전 자유화, 컴퓨팅 설비 등의 현지화 요구 금지, 소스 코드 제출 요구 금지, 온라인 소비자 보호 규범 등 신규 규범을 대폭 반영했다.

 

공급망 협력도 체계화한다. 희토류, 요소수, 배터리 등 주요 원자재 공급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협력 챕터를 신설하고 연구개발 및 국제표준화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공급망 교란이 발생하면 양국이 지정한 핫라인을 통해 10일 내 긴급회의를 열어 교란 품목 신속 수출, 대체 공급처에 관한 정보 공유 등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한영 혁신위원회’를 신설, 정기적으로 AI, 자율주행차, 생명공학, 첨단 제조 등 기술 분야 협력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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