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패권 중심에 선 양자] 기술 개발 속도내는 기업들…정부도 양자산업화 지원 천명

 

 

 국내 주요기업들이 미래유망기술로 꼽히는 양자 기술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향후 금융 서비스, 신약 개발, 신물질 탐색 및 최적화 등 초고속 계산 능력이 필요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쓰일 기술인 만큼 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도 양자 기술이 단순 연구개발을 넘어 산업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LG전자∙메가존 등 양자컴퓨팅 사업 확대

 

 올해 1월 열린 CES 2025에서 빅테크들은 더 낮은 에러율, 더 많은 큐비트, 양자∙클라우드∙인공지능(AI) 기술이 결합된 서비스를 선보였다. 세계 최대 IT박람회에 대형 기업들이 관련 기술을 들고 나오면서 양자컴퓨터가 머지않아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킬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가 더욱 커졌다.

 

 국내 기업들도 양자 기술을 통한 기회 창출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LG전자는 한국에서 양자컴퓨팅 개발에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는 2022년 1월 IBM이 기업, 연구소, 학술기관 등 170여 회원사들과 함께 양자컴퓨팅 발전을 위해 결성한 협력체인 IBM 퀀텀 네트워크에 합류했다. 특히 LG전자는 IBM과의 협력을 통해 IBM 양자컴퓨팅 시스템을 활용한 양자컴퓨팅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관리형 서비스 제공사(MSP) 전문기업인 메가존클라우드는 종전 강점인 클라우드를 넘어서 양자컴퓨팅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양자 클라우드 플랫폼 M-Q라우드(M-Qloud)를 통해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M-Qloud는 AWS나 아이온큐와 같은 글로벌 양자컴퓨팅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게이트웨이 솔루션이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양자컴퓨팅 기술을 도입하려는 기업들을 위한 종합 컨설팅 프로그램(M-Esqalation)도 서비스한다. 일본 시장에선 현지 SI업체인 이토추테크노솔루션즈와 제휴를 통해 메가존 코퍼레이션을 설립하고, 현지에서 양자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자 분야에서 주목받는 중소기업도 적잖다. 핀테크 보안기업 아톤은 지난해 12월 양자내성암호화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사설인증 솔루션 개발을 완료했다. 아톤은 신규 솔루션을 통해 국내 금융권 사설인증서 시장과 더불어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아이윈플러스는 양자보안 핵심부품인 양자난수생성기 칩을 양산한다. 코위버는 양자암호 통신장비와 연동할 수 있는 전송 장비 개발, 시큐센은 양자 내성 암호화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정부, 양자전략위 출범…“R&D 투자·인력 양성 시급” 지적도

 

 정부도 양자 기술 연구개발을 위한 본격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나섰다. 기획재정부∙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외교부∙국방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국정원장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최근 양자 분야 최고위 정책 심의∙의결 기구인 양자전략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출범시킨 게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는 2025년을 대한민국 양자산업화 원년으로 삼고 ▲양자 소프트웨어∙연산방식(알고리즘) 개발로 양자이득 조기 실현 ▲양자 소부장 산업 육성으로 세계 시장 선점 ▲양자 신생기업 성장 지원으로 양자 거대 신생기업 창출 ▲퀀텀 파운드리 및 테스트베드 등 인프라 구축 등을 집중 추진키로 했다.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최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양자전략위원회 출범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한국이 양자생태계를 주도하려면 미래를 선도할 R&D 투자 및 인력 양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시장 측면에서 본 양자컴퓨팅 산업 보고서’에서 “양자정보 처리를 위한 소자 제작의 인프라 기술로 초고순도, 초고정밀도의 소재·공정 기술 및 양자상태 제어 기술이 필요하므로 이러한 기초과학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면서 “또 양자컴퓨팅 선도국에 석∙박사급의 젊은 연구자를 파견해 프로젝트 교육 등에 참여시키고, 해외 석학도 대학이나 연구소로 초빙하는 등 인재 양성과 활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산업 생태계 조성 차원에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을 키워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거론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후발 주자인 한국은 선도 기술을 추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소부장 기업 육성에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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