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권에서 발생한 연쇄 산불이 닷새째 진화되지 않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과 단체에서 피해 복구를 위한 지원에 나섰다.
25일 신세계그룹은 산불 피해 지역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해 성금 5억원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탁한다고 밝혔다. 이마트와 이마트24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도 생필품, 위생용폼, 의류 등을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이마트가 경남 산청군, 경북 의성군 등 산불 피해지역에 기부한 긴급구호 세트는 지난달 이마트가 대한적십자사에 1억원을 기부해서 준비한 것으로, 이틀 전 250개가 지급됐고 지자체 요청에 따라 남은 750여 개도 인근 지역 점포를 통해 신속히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편의점인 이마트24도 전날 재해구호협회와 함께 경북 의성군과 경남 산청군에 마스크와 음료, 에너지바 등 600여명분의 구호품을 전달했다. 그룹 관계자는 “작게나마 힘을 보태고자 복구 성금과 생필품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토요타자동차도 재해구호협회에 성금 1억원을 기부했다. 콘야마 마나부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은 “재해로 큰 피해를 입은 경상도 주민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작은 정성이지만 피해 지역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2022년 삼척∙울진 산불, 2023년 전국적인 집중호우 때도 성금을 기부한 바 있다.
손해보험 사회공헌협의회와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역시 이날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각 5000만원씩, 총 1억원을 전했다. 손해보험 사회공헌협의회는 재해구호협회 및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이재민을 위한 임시주거시설(희망하우스)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병래 손해보험 사회공헌협의회 의장은 “이재민들이 일상으로 조속히 복귀하길 바라며 현장에서 구호 활동 중인 모든 분의 안전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농심도 같은 날 산불 피해 지역에 라면과 생수 등으로 구성된 이머전시 푸드팩 3000세트를 이재민과 소방관 등에게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머전시 푸드팩은 농심이 2020년부터 이어온 사회공헌사업으로, 이재민 대상 긴급지원과 취약계층 대상 상시 지원에 쓰인다.
동아제약도 대한약사회와 함께 감기약(판피린), 어린이 감기약(챔프), 소화제(베나치오) 등 의약품 5종 약 3600개와 박카스D 4000병을 피해주민, 소방관, 자원봉사자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의약품과 박카스를 실은 봉사약국 트럭은 재난 발생 시 신속하게 피해지역 주민을 돕기 위해 동아쏘시오그룹이 제작한 차량으로, 과거 대형 산불에도 활용된 바 있다.

한편 이날 산불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산불로 15명 사상자(사망 4명, 중상 5명, 경상 6명)가 발생하고 약 5500명이 대피 중이라고 밝혔다. 피해면적은 축구장 2만개 이상 규모인 1만5000㏊에 육박하고, 주택과 창고, 사찰, 공장 등 건물 152곳이 피해를 봤다.
지난 21일 산청군, 22일 의성군과 울산 울주군에서 각각 시작된 산불은 계속해서 불길이 번지며 경남 하동군, 경북 안동시, 경남 김해시 등 인근 지역까지 영향권에 든 상황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들 지역의 이날 평균 진화율(오전 9시 기준)은 85%이며, 의성군은 여전히 55%에 머물고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