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화된 식습관, 흡연, 음주, 가족력, 비만 등의 영향으로 인해 국내 대장암 환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국가암정보센터 데이터에 따르면 1990년도부터 2019년도까지 대장암 유병률이 2배 이상 늘어났다. 20~40대 젊은 대장암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도 세계 1위 수준이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비롯해 대장암 검진은 50세 이상부터 받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여 검진 권장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암을 가장 확실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다. 분변잠혈검사보다 정확도가 높고 대장 점막 내부 상태를 카메라로 속속들이 들여다보며 의료진이 판단하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초기 대장암도 발견할 수 있다. 게다가 ‘대장암의 씨앗’이라 불리는 대장 용종을 발견, 제거할 수 있어 대장암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50세 이상부터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5년에 한 번씩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50세 미만이라면 자율적으로 검사를 하면 되는데 대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대장암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
배변 습관의 변화는 대표적인 대장암 의심 증상이다. 예컨대 배변을 규칙적으로 하던 사람에게 갑자기 변비가 생기거나 변비가 있던 사람이 갑자기 자주 설사를 하는 등 두드러지는 변화가 나타났다면 대장 질환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흔히 혈변이 생기면 대장암이라고 의심하지만 대장암 환자라고 해서 무조건 혈변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대장 우측에 암이 생길 경우, 장 출혈이 있어도 혈변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변이 가늘어지면서 배변 후에도 개운한 느낌이 들지 않을 때에도 대장암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즉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내시경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사전에 장을 깨끗하게 비우고 며칠 전부터 식이요법을 진행해 검사 당일 장 내부에 음식물 찌꺼기 등이 최대한 남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양념류나 씨앗이 있는 과일, 식이섬유가 많이 함유되어 있는 야채, 견과류 등은 작은 조각이 장내 찌꺼기로 남아 자칫 용종 등으로 착각할 수 있으므로 검사 며칠 전부터 피해야 한다.
내시경 검사 시 발생하는 통증이나 불편함이 두렵다면 수면내시경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검사 중 불안감이나 통증을 줄여 환자가 편안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으나 당일 운전이나 정교한 작업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권상재 수원 연세베스트내과 원장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준비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힘들어 검사를 꺼리는 분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대장암, 대장 용종을 제 때 발견하지 못해 겪게 되는 아픔보다는 검사의 번거로움이 훨씬 더 이롭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나이가 어려도 대장암 의심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