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깜짝 성장‘…정부, 성장률 전망 2%대 후반까지 ‘만지작’

1분기 GDP, 전분기比 1.3% 인상
시장 예상치보다 0.6%포인트↑
국내 증권사 전망치 2.1→2.4%
해외IB 중간값 2.0→2.5% 상향
2분기 성장둔화, 역성장 여부 관건

항목별 국내총생산 추이. 한국은행 제공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넘어서면서 정부가 연초에 제시한 경제정책방향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4~5월 실물경기 흐름을 파악하고 6월 하순 나오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 수정치를 내놓을 전망이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애초에 기재부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분기별로 대략 0.5~0.6%씩 늘어난다는 시나리오 아래 연간 2.2% 성장률을 제시했다. 

 

 하지만 1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1.3%(속보치) 증가해 시장 예상치(0.6%)를 넘어서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1분기에 0.7~0.8%포인트 초과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간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재부 내부에선 연간 성장률이 2.5%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으로, 2%대 후반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극단적으로 2~4분기 모두 0% 제로 성장이 이뤄지는 시나리오 하에서도 연간 성장률이 2.3% 정도로 추정된다.

 

 국내·외 투자업계에서도 비슷하게 예상하고 있다. 최근 국내 10개 증권사(한국투자·SK·KB·하나·메리츠·유진투자·상상인·삼성·하이투자·신한투자) 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4%로 조사됐다. 1분기 GDP 발표 직전 전망치(평균 2.1%)보다 0.3%포인트 올린 수치다.

 

 삼성증권은 기존 전망치보다 0.3%포인트 올린 2.7%로, 가장 높게 예상했다. 이 밖에 2.6%와 2.5%가 각 1곳씩, 2.4% 2곳, 2.3% 3곳, 2.2% 1곳 등으로 나왔다. KB증권은 2.1%로 전망치를 수정하지 않았지만 2%대 중반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1분기 GDP는 소비와 투자, 수출 모두 고르게 증가했다”며 “소비는 정부의 예산 조기 집행 영향을 고려하면 지속성은 제한적이지만 기존보다 성장 경로가 상향된 만큼 연간 경제성장률은 2% 초중반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전망치 중간값도 2.0%에서 2.5%로 0.5%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구체적으론 바클레이즈는 1.9%에서 2.7%로 0.8%포인트 높였다. JP모건은 2.3%에서 2.8%로, 골드만삭스는 2.2%에서 2.5%로, BNP는 1.9%에서 2.5%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기재부는 4~5월 산업활동지표 및 수출입 동향까지 반영해 6월 하순, 늦으면 7월 초순에 연간 성장 전망치를 조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2분기 우리 경제가 얼마나 역(逆)성장했는지에 따라 향후 성장률이 결정될 것이라고 봤다. 1분기 깜짝 성장한 기저효과로 2분기 큰 폭의 성장률 조정이 불가피하고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가능성까지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앞서 기재부 당국자도 “2분기에 역성장까지 가리라고는 크게 전망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당연히 조정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1분기 경제 성장을 이끈 소비, 건설투자 회복세가 2분기에도 이어질지에 대해 의문을 제시했다. 신한투자증권은 “1분기 성장 이면에는 정부의 예산 조기 집행에 따른 내수 반등 효과가 커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도 “1분기와 같은 성장 모멘텀이 지속될지 고민과 판단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내수 부진의 심화, 또는 장기화가 우려됐다는 점에서 주요 내수 항목의 높은 성장은 다행스럽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앞선 분기의 큰 폭 감소(건설투자, 지식재투자), 또는 장기간 저조한 성장(민간 소비)을 보인 데 따른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이 확산되고 있다거나 내수 회복의 본격화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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