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3세·전 경찰청장 아들까지… ‘마약 스캔들’ 20명 적발

[정희원 기자] 재벌가 3세, 전직 경찰청장 아들 등 17명이 대마를 유통·흡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른바 ‘재벌가 3세 마약 스캔들’을 수사, 사회 유력층 자녀 다수·연예기획사 대표·가수 등의 마약 혐의를 추가 적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 사이 대마를 매매하거나 소지 또는 흡연한 혐의 등을 받는다.

신준호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재벌가 3세와 연예인 등이 가담한 대마사범 집중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6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혐의 등으로 전직 경찰청장 아들 김모(45)씨 등 총 20명을 입건해 이 가운데 17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10명은 구속, 7명은 불구속으로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대마 소지 및 매매 알선 혐의로 경찰이 구속 송치한 재미동포 A씨에 대한 마약 수사를 진행하던 중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대마가 은닉돼있던 국제우편물 등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

 

검찰은 A씨가 대마 매매를 하며 남긴 문자메시지, 송금내역 등을 확보해 수사를 확대해갔다.

 

수사 결과 대마사범 가운데는 사회지도층 자제들이 대거 포진됐다. 남양유업 창업주의 손자 홍모 씨(40), 고려제강 창업주의 손자 홍모 씨(39), 효성그룹 창업주의 손자 조모 씨(39) 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JB금융지주 일가인 임모 씨(38), 전직 경찰청장의 아들 김모 씨(45), 3인조 가수 그룹 멤버인 미국 국적의 가수 안모 씨(40) 등도 재판에 넘겨졌다. 한일합섬 창업주의 손자 김모 씨(43) 등 3명은 해외로 도주, 현재 지명수배가 내려진 상황이다.

 

검찰은 이들이 해외 유학 당시 대마를 접한 뒤 귀국 후에도 이를 끊지 못해 자신들만의 은밀한 공급선을 만들어 상습적으로 대마를 유통·흡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어린 자녀와 함께 사는 집 내부에서도 대마를 재배하거나 임신한 아내와 태교여행을 떠난 여행지에서도 대마를 흡연한 사례도 있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대마는 필로폰 등 중독성이 더욱 강한 다른 마약류로 진입하는 ‘관문’ 마약류”라며 “이미 대마범죄로 단속,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범으로 검거되는 등 대마의 중독성과 의존성 역시 매우 심각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뒤 전직 경찰청장 아들 김씨 등 4명은 자수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관련자들 통화내역 및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 등을 벌여 자수자 4명을 포함해 8명을 추가로 재판에 넘겼다.

 

hap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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