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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생활 선호도 변화(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
진정한 자신의 행복을 찾는다라는 의미의 '셀피(SELPPY: Self+Happy)의 법칙'이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이같은 개인주의 확산 추세에 맞춰 기업 마케팅도 변화하고 있다. 금융, 정보기술(IT), 자동차, 유통 분야 기업들은 고객군을 성별, 세대별, 지역별, 선호별 등으로 세분화해 대응하고 있다.
세계파이낸스는 창간 8주년을 맞아 현재의 거센 개인화 바람과 그에 따른 기업들의 다양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 등을 기획 시리즈를 통해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개인주의 성향이 점차 강해지면서 소비 트렌드도 그에 맞춰 크게 변화하고 있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단지 ‘싼 가격’이나 ‘저비용 고효율’만이 아닌, 나에게 최고로 맞춰진 상품 및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 그를 위해서는 다소 비싼 가격도 용인할 수 있다는 자세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새로운 소비 문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나만의 식단’, ‘나만의 화장품’, ‘내 선호에 맞춘 자산운용 서비스’, ‘특화설계된 아파트’ 등 고객군별로 세밀하게 다듬은 상품과 서비스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특히 개인주의 성향은 2030세대 보다 10대들이 더 강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개인화·세밀화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나만의 만족' · '나홀로 문화' 확산
2030 밀레니엄 세대는 사회에서 정한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에 따라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겠다는 경향을 확연히 드러낸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만족이다. 더불어 남이 침범할 수 없는 나의 경계를 설정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여러 기관의 연구에서도 이런 사회적 변화는 주목받고 있다.
컬처트렌드연구소(CUTI)는 올해의 트렌드 키워드로 ‘셀피(SELPPY)’를 선정했다. 셀피는 셀프(Self)와 해피(Happy)의 합성어로 '진정한 자신의 행복을 찾기 위한 법칙'이란 뜻이다.
KEB하나은행 산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젊은층, 특히 에코 세대(1977~1986년 출생)의 소비 특성을 개인주의와 삶의 안정성 중시로 축약했다. 오유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에코 세대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고 디지털에 친숙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코 세대는 건강관리 및 문화 활동을 주로 즐기며 소비 기준을 집과 온라인에 두고 있다. 기성세대가 근거리 국내여행, 공연 관람, 마사지, 스포츠 등으로 여가를 보낸 것과 달리 이들의 여가 활동은 호캉스, 홈 뷰티 케어, 웹툰 구독, 유튜브 등에 집중됐다.
젊은층의 개인주의 성향은 나홀로 문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최근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혼밥, 혼술, 혼영족, 혼행족 등이 유행하고 있다.
리얼투데이는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전국 2030세대의 1인 가구 수가 약 199만3412가구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전체 가구(1997만1359가구) 대비 1인 가구 비중은 9.98%로 4050세대(9.45%)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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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의 1인 여행객 비중 변화(사진=산업연구원) |
또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여행의 1인 여행객 수는 매년 50% 이상씩 급증하고 있다. 2015년 기준 국내 여행의 1인 여행객 비중은 10.3%로 2년 전(4.7%)보다 2배 이상 확대됐다.
◇“내 취향대로 선택한다”…맞춤형 화장품·커스터마이징 서비스 유행
화장품업계에서는 맞춤형 화장품이 유행이다.
에뛰드하우스는 퍼스널 컬러를 추천해주고 나에게 맞는 컬러의 립스틱을 제작해주는 '컬러 팩토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니스프리도 지난 2016년 100여개가 넘는 케이스, 뷰티툴을 골라 나만의 쿠션을 만들 수 있는 마이쿠션을 선보인 후 마이팔레트, 마이파운데이션 등을 연이어 출시했다.
이마트의 화장품PB 브랜드인 ‘스톤브릭’은 211가지에 달하는 색조 화장품을 내놓았다. 립스틱 종류만 95가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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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대상 종가집 포기김치, 이마트 화장품 PB브랜드 스톤브릭, 공차.(사진=각 사) |
식음료업계에서는 개인 취향대로 선택하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화두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에 잘 씹히는 연화식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B2C 제품을 출시했다. 신세계푸드, CJ프레시웨이, CJ제일제당 등도 케어푸드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대상 ‘종가집’은 멸치 액젓, 새우젓 등 젓갈은 물론 소금, 고춧가루 첨가 여부와 양을 선택할 수 있는 '나만의 김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다날이 선보인 로봇카페 ‘비트2E’는 5G와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푸드테크 로봇으로 고객 설정에 따라 47가지 메뉴를 만들어낸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커피앳웍스’ 역시 지난달부터 '커스텀 커피 로스팅' 시작했다. 커스텀 커피 로스팅은 직접 소비자 기호에 맞게 커피 생두의 종류, 볶는 강도 등을 조절한다.
최근 IT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개인 특화 서비스가 봇물처럼 출시되고 있다.
스마트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스마트주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가전업계의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AI 냉장고는 식습관에 따른 영양 정보 등을 분석해 소비자 개개인에게 필요한 식사 계획을 소개해준다.
◇ 고객군별 특화 설계…AI 자동차 시대
건설업계는 1인 가구, 맞벌이 부부, 여성 등 고객군별 특화 설계를 선보이고 있다. 부산 오션시티 푸르지오는 주부들을 위해 호텔식 주거서비스를 도입했다.
무인 택배 시스템을 완비하고 사선형 창호 설계, 드레스룸 등을 넣어 여성고객을 겨냥한 특화설계 오피스텔도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각 고객에게 최적화된 운전 환경을 제공하거나 개인의 감정 및 상황을 파악해 차량의 실내 공간을 최적화하는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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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스마트 지문인증 출입·시동 시스템`(사진=현대차) |
현대자동차는 지문을 이용해 자동차의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는 '스마트 지문인증 출입·시동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생체인증을 토해 문을 열거나 시동을 걸 수 있어 매우 편리하며 개인별 맞춤 운전 환경까지 제공한다. 앞으로 차량 내 온도와 습도 등 공조 시스템, 스티어링 위치 등도 맞춤 기능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 내 손 안의 은행, AI와 대화로 금융거래
AI 기술 발달로 스마트폰과 대화로 금융거래를 진행하는 등 ‘내 손 안의 은행’이 현실화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대화형 뱅킹플랫폼 '리브똑똑'을 선보였다. 리브똑똑은 AI와 대화를 통해 조회, 송금 등 간단한 거래뿐 아니라 예적금, 펀드, 대출, 신탁, 청약 등 다양한 거래를 실행할 수 있다.
인공지능 금융비서를 표방하는 KEB하나은행으 '하이(HAI)뱅킹'은 조회, 이체, 상품 추천, 공과금 납부 등 25가지 은행 업무를 수행한다. 우리은행의 '위비봇'은고객과 실시간 상담이 가능하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자산관리 서비스도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AI가 고객 성향에 알맞은 포트폴리오를 추천해주는 것은 물론 시장 변동에 따라 정기적으로 리밸런싱도 제안한다.
카드업계에서는 초개인화 서비스가, 보험업계에서는 ‘DIY(Do It Yourself) 상품’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통합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라이프'를 통해 고객 선호를 200여개로 분류한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하나카드 마케팅 플랫폼 '나만의 픽(Pick)'은 고객이 원하는 혜택을 직접 선택하고 사용금액대별로 혜택을 차등화해준다.
KB손해보험의 '건강하게 사는 이야기-Mini 암플랜'은 가족력 등을 고려해 자신에게 필요한 암 질환만 골라 가입할 수 있다. DB손해보험의 '건강해서 참좋은 건강보험'은 흡연 여부, BMI, 혈압 등 개인의 건강정보를 기준으로 총 6단계의 건강등급으로 구분, 단계별 보험료를 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