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 10월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차 4만8559대를 팔았다. 같은 달 전기차 판매량(5946대)의 8.17배다. 하이브리드 판매가 1년 전보다 56.1% 늘며 양사의 10월 기준 역대 최다 판매를 이끌었다. 두 회사는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공급을 늘리고 유럽에서는 전기차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 집계에 따르면 10월 합산 판매량은 16만83대로 전년 동월보다 9.5% 늘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8만75대(3.8% 증가), 기아는 8만8대(16.0% 증가)를 판매했다. 하이브리드는 전체 판매의 30.3%를 차지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합친 전동화차는 5만4505대 팔렸다. 판매 비중은 역대 최고인 34.0%였다. 콕스오토모티브가 지난 5일 내놓은 잠정 집계에서 10월 미국 전체 신차 판매는 132만4000대로 2.9% 증가했다.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분은 1만7457대로 양사의 전체 판매 증가분(1만3946대)을 웃돌았다. 기아 하이브리드 판매가 2만7409대로 105.6% 늘어 양사 하이브리드 증가분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기아 미국법인에 따르면 쏘렌토·카니발·스포티지의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는 각각 122%, 88%, 57% 늘었다. 현대차 하이브리드는 2만1150대로 19.0% 증가했다. 싼타페와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각각 10월 기준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미국자동차딜러협회(NADA)에 따르면 올해 1~10월 미국 신차 판매에서 일반 하이브리드 비중은 15.7%로 1년 전보다 3.1%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배터리 전기차 비중은 6.2%로 2.1%포인트 낮아졌다. 일반 하이브리드가 배터리 전기차의 약 2.5배 팔린 셈이다.
기아 EV3·EV9이 전기차 반등 주도
양사의 10월 합산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55.1% 늘어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기아는 3649대로 174.2% 늘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2297대로 8.2% 줄었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1981대로 21% 늘었지만 아이오닉6는 지난해 10월 398대에서 올해 10월 0대로, 아이오닉9은 317대에서 169대로 줄었다.
기아의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는 976대가 팔려 EV6(803대)를 앞섰다. EV9은 1406대로 1년 전보다 740대 늘었다. EV3와 EV9 두 차종의 증가분은 양사 전기차 순증분(2112대)의 81%에 해당한다. 미국에서 EV3 기본형의 권장소비자가격은 2만9890달러다. 탁송비 1495달러를 포함하면 3만1385달러다.
전기차 증가율에는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미국 국세청(IRS)에 따르면 전기차 등에 적용하던 연방 신차 구매 세액공제의 차량 취득 기한은 지난해 9월 30일이었다. 양사의 미국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9월 1만7269대에서 10월 3834대로 줄었다. 당시 하이브리드는 3만1102대로 전기차의 8.11배였다. 올해 10월에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판매가 비슷한 속도로 늘면서 배율도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美 하이브리드 증산…유럽은 전기차 생산 확대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에 약 4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이브리드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에 쓰이는 엔진 생산능력을 늘리고 신형 투싼과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 생산을 준비한다. 기아는 4분기 미국에서 셀토스 하이브리드를 출시하고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생산능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아의 3분기 미국 하이브리드 판매는 약 6만9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118% 늘었다. 기아가 인용한 시장조사업체 오토데이터 집계에 따르면 같은 기간 기아의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 점유율은 6.2%에서 10.6%로 높아졌다. 기아가 2011년 이 시장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다.
유럽에서는 전기차 생산 차종이 늘고 있다. 기아는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EV4 해치백에 이어 지난 3월부터 소형 전기 SUV인 EV2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튀르키예 이즈미트 공장에서 유럽용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3 생산을 시작했다. 아이오닉3는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첫 전기차다.
기아는 3분기 서유럽에서 전기차 약 6만3000대를 팔았다. 기아의 서유럽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19.2%에서 43.2%로 올랐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9월 유럽연합(EU)의 승용 신차 등록에서 배터리 전기차 비중은 22.7%로 전년 동기(16.1%)보다 6.6%포인트 높아졌다. 하이브리드 비중은 36.3%로 가장 높았다.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이 2조6772억원으로 5.5% 늘어난 배경으로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에 따른 차종 구성 개선과 환율 효과, 비용 절감을 꼽았다. 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조8183억원으로 24.3% 증가했다. 기아는 서유럽과 국내에서 전기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 판매장려금을 확대하고 가격을 내렸다. 회사는 판매장려금과 가격 변화가 3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약 7270억원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