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9월 경상수지가 사상 처음 600억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10월에도 역대 두 번째 수준의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6년 9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를 열고 9월 경상수지가 614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종전 최대였던 6월(497억3000만달러)을 3개월 만에 넘어섰고, 2023년 5월 이후 41개월 연속 흑자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60.3%, 컴퓨터·주변기기는 392.3% 늘며 상품수지 흑자를 이끌었다.
올해 1~9월 누적 흑자는 3406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838억9000만달러)의 4배를 웃돌았다. 3분기 흑자만 1496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흑자(1230억5000만달러)를 넘어섰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상품수출은 반도체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4개월 연속 1000억달러를 상회하는 가운데 분기 말 납품 집중 효과까지 겹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9월 상품수지는 627억5000만달러 흑자로 역시 역대 최대였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307억2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92.4% 늘었고, 통관 기준 반도체 수출은 260.3% 급증했다. 상품수입도 679억7000만달러로 29.4% 늘었는데,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이 49.2% 증가했다.
반도체의 기여도에 대해 박성곤 국제수지팀장은 “경상수지에는 반도체 관련 수입 등 여러 항목이 겹쳐 있어 정확한 기여도를 알기 어렵다”면서도 “수출로만 봤을 때 올해 1~10월 누적으로 반도체가 수출 증가에 약 45.2%포인트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흐름에 대해서는 김 국장은 “10월은 9월보다 수출이 줄고 수입은 늘어 흑자 규모가 축소되겠지만 경상수지 기준으로는 역대 두 번째 수준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이어 “11~12월에는 연말 수출 증가 효과도 있을 수 있지만 최근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배당 문제는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월간 최대 기록 추가 경신 가능성에는 “좀 더 봐야 된다”면서도 “12월 정도에는 연말 효과도 있으니까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8월 전망치인 연간 4500억달러를 달성하려면 남은 석 달 동안 월평균 약 365억달러 흑자가 필요하다.
서비스수지는 용선료 지급 증가 등으로 33억5000만달러 적자를 냈고, 본원소득수지는 전월 분기 배당 지급 영향이 사라지며 26억5000만달러 흑자로 확대됐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543억4000만달러 늘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137억4000만달러 감소해 역대 최대폭으로 줄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