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달러에 힘받는 원화…환율 2년 만에 최저 수준

지난 20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1320원대에서 움직이며 2년여 만의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과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논란 등 대외 불안에도 반도체 수출로 유입되는 달러가 원화 가치를 떠받치는 모습이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4원 오른 1324.6원에 마감했다. 소폭 반등했으나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AI 투자에 대한 경계감과 유가 오름세로 위험자산 선호가 약해지고 있다. 수입대금 결제와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매수에 따른 달러 수요도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이런 여건을 감안하면 원화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율 하락을 이끄는 배경으로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꼽힌다. 올해 연간 경상흑자는 4500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경상수지 흑자는 461억1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였던 6월의 497억30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월간 흑자 규모는 3개월 연속 4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의 확장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지고 그 효과가 다른 산업으로 퍼지면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성장률도 기존 전망치인 3.3%, 2.9%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 역시 최근 원화 강세에도 환율이 과거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신 총재는 지난 22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원·달러 환율로 보나 다른 실효환율 기준으로 보나 지금 환율이 예년의 환율보다는 아직도 원화가 약세라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는 주가 움직임보다 제품 가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가격 자체는 지금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초여름 45달러 수준이었던 현물지수가 이후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디램(DRAM) 시장 점유율 확대는 향후 무역흑자를 줄일 수 있는 변수다. 다만 반도체 수출 실적이 뒷받침되는 만큼 이 같은 우려가 당장 원화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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