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단독] 재경부, 세수 펑크에…2년간 외환기금 58조원 끌어썼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0.0원 오른 1345.1원에 마감했다. 뉴시스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0.0원 오른 1345.1원에 마감했다. 뉴시스

재정경제부가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환율 방어용 비상금인 외국환평형기금에서 지난 3년간 190조원이 넘는 자금을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 회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중 약 58조원은 세수 결손이 극심했던 2023년과 2024년 2개년에 걸쳐 만기 전 미리 돌려받는 조기상환 방식으로 조달했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비축 기금을 임시방편으로 전용했다는 비판과 함께 향후 환율 대응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이 재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개년 외국환평형기금의 공공자금관리기금 예탁·조기상환 내역’ 자료에 따르면 재경부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총 191조7000억원을 공공자금관리기금에 예탁(원금상환) 처리했다. 공자기금은 정부 여러 기금의 여유 자금을 한데 모아 관리하는 일종의 ‘정부 중앙 저금통’이다. 연도별 예탁 규모는 세수 결손이 본격화했던 2023년 64조2000억원, 2024년 94조6000억원, 2025년 32조9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2년간 57.9조원 조기상환 집중…2025년엔 ‘0건’

 

특히 전체 예탁 내역 중 외평기금이 공자기금에 맡겨뒀던 원금을 만기보다 앞서 돌려받은 조기상환 규모는 총 57조9000억원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3년 43조5000억원, 2024년에 14조4000억원이 집중적으로 집행됐다. 2년 동안 이뤄진 조기상환 액수만 58조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반면 지난해(2025년)에는 조기상환 실적이 단 한 건도 없었다. 대규모 조기상환이 역대급 세수 부족 사태를 겪었던 2023년과 2024년에 집중적으로 단행된 셈이다.

 

재경부는 나랏빚을 늘리는 국채 추가 발행 대신 외평기금이 맡겨둔 여유 재원을 예정보다 일찍 회수해 부족한 일반회계 세수를 보전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행법상 외평기금 자금을 일반회계로 직접 이체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공자기금을 거쳐 우회 지원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 3개년 동안 외평기금에서 일반회계로 직접 자금을 넘긴 전출 내역은 없었다.

 

자료=재정경제부, 김상훈 의원실
자료=재정경제부, 김상훈 의원실

 

◆재경부 “자산 315.9조·외환보유액 충분…환율 대응 여력 언급 부적절”

 

재경부는 김 의원실의 “대규모 조기상환으로 인해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여력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외환당국의 외환시장 안정화 역량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외평기금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315조9000억원 수준이며, 당기순이익도 7조5000억원을 기록했다”며 “외평기금과 한국은행의 외화자산을 포함한 외환보유액 역시 올해 8월 말 기준 4423억달러 규모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신용평가사 등도 외환보유액이 외부 충격 대응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며 지난 7월 IMF의 시스템 전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도 함께 제시했다.

 

다만 외평기금 감액에 따른 실질적인 개입 영향 분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재경부는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실질적인 시장개입 여력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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