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약 8개월 만에 8만6000달러선을 넘어서며 반등 랠리를 펼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한 달 동안 6.33% 상승했다. 월중 상승률은 한때 7.33%에 달해 2024년 9월 기록(7.29%)을 웃돌았지만, 월말 조정으로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상승 탄력은 이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6일 미국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8만3000달러선 박스권에 머물렀던 비트코인은 지난주 후반부터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지난 2일에는 장중 최고 8만6885달러선을 돌파했다. 가상자산시장에서는 연초 이후 반년 넘게 이어진 지루한 조정 국면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추세 전환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 시가총액 상위 알트코인도 5% 안팎의 동반 강세를 나타내며 시장 전반의 거래량이 크게 늘어났다. 글로벌 증시가 밸류에이션 부담과 경기 둔화 우려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위험자산 시장 내 대기성 유동성이 가상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하며 뚜렷한 차별화 장세를 형성하는 분위기다.
이번 상승 국면을 이끈 핵심 동력은 미국 정부의 가상자산 제도화 추진과 전략비축자산 편입 논의다. 미 의회는 연방정부가 몰수한 비트코인을 강제 매각하지 않고 장기 준비자산으로 보유·관리하도록 하는 법안 심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통 금융권의 가상자산 수탁 업무 허용과 시장 규율 체계를 확립하는 포괄적 디지털자산 제도권 입법 절차가 가시화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법적·제도적 진입 장벽도 낮아졌다. 실제로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는 지난 1일 하루에만 1억270만달러(약 1400억원)의 기관 자금이 순유입되는 등 탄탄한 수급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안정권에 접어들고 국제 유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누르던 통화 긴축 및 유동성 축소 공포도 누그러졌다. 인플레이션 재반등 압력이 완화돼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 대한 시장 신뢰가 회복됐고, 글로벌 유동성이 가상자산시장으로 회귀하는 양상이다.
금융권에서는 명확해진 규제 로드맵과 매크로 안정화가 맞물려 당분간 가상자산시장의 완만한 자금 유입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비트코인 12개월 목표가격을 8만2000달러에서 11만30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과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주요 경제지표와 연방준비제도(Fed) 관련 이벤트가 가상자산시장의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