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조세와 복지제도를 통한 소득재분배 기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OECD 소득분배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시장소득과 가처분소득 간 지니계수 개선율은 17.6%로, 집계 대상 29개국 중 28위에 머물렀다. 이는 OECD 평균(34.4%)의 절반 수준이며,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코스타리카(12.1%)뿐이었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을 의미하며, 개선율은 세전 시장소득에서 세후 가처분소득으로 넘어가며 불평등이 줄어든 비율을 뜻한다.
한국은 세전과 세후 순위 역전이 두드러졌다. 2023년 시장소득 지니계수는 0.392로 최상위권의 평등 수준을 보였으나, 조세와 복지 혜택을 반영한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0.323으로 22위까지 하락했다. 이러한 저조한 재분배 효과는 장기간 이어져 개선율 순위는 2011년 23위, 2018년 31위, 2023년 28위를 기록했다. 국내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 2024년 개선율 역시 18.5%에 머물렀다.
특히 고령층에서 재분배 취약성이 드러났다. 66세 이상 고령층의 지니계수 개선율은 29.6%로 OECD 평균(57.1%)의 절반 수준이자 28위에 그쳤다. 고령층의 시장소득 지니계수는 0.540으로 29개국 중 두 번째로 평등했으나, 가처분소득 기준으로는 0.380을 기록해 27위로 25계단이나 급락했다. 이는 비교 국가 중 최대 낙폭이다.
고령층 지니계수 감소 폭 또한 0.160에 불과해 OECD 평균(0.420)의 38%에 그쳤다. 은퇴 후 공적연금이 소득을 메워주는 유럽 국가들과 달리, 한국은 고령층의 노동 의존도가 높고 공적이전소득 효과가 미미한 점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