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를 이어가던 서울 주택 매수심리가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와 향후 세 부담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택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서울과 수도권의 매매심리는 여전히 상승 국면을 유지해 시장이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16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2026년 8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5.1로 전월 116.1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지수가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 95 이상 115 미만이면 보합 국면, 95 미만이면 하강 국면으로 분류된다.
서울의 하락 폭은 전국 평균보다 컸다. 서울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32.5로 전월 139.9 대비 7.4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서울은 상승 2단계 국면에서 상승 1단계 국면으로 한 단계 낮아졌다.
서울 매매심리는 올해 3월 117.8에서 4월 124.9로 상승한 뒤 5월 135.6, 6월 138.0, 7월 139.9까지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8월 들어 상승 흐름이 중단되며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내에서도 세제 변화에 민감한 지역을 중심으로 심리 조정이 나타났다. 중구를 비롯해 고가주택 비중이 높은 강남구와 용산구 등은 상승 국면에서 보합 국면으로 내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보유세와 거래 관련 세 부담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고가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지수 하락이 실제 주택가격 하락이나 거래량 급감으로 직결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소비심리지수는 가격과 거래에 대한 소비자 및 중개업소의 인식을 반영하는 선행성 지표이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주택시장은 심리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격 흐름 자체는 지역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상승 기대가 완전히 꺾였다’기보다는 정책 불확실성으로 매수 시점과 투자 판단을 늦추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2.3으로 전월 123.4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상승 국면은 유지했지만 서울의 하락 폭이 수도권 전체 지수에 영향을 미쳤다.
경기도는 124.2로 전월 125.1보다 0.9포인트 하락했고, 인천은 113.5로 전월 114.0 대비 0.5포인트 내렸다. 인천은 여전히 보합 국면에 머물렀으며, 경기 역시 상승 국면을 유지했다.
수도권 주택시장은 서울의 가격 및 정책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서울발 심리 변화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될지 여부가 향후 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특히 서울 접근성이 높은 경기 주요 지역과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심리의 방향성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비수도권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6.9로 전월 107.6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전국 평균과 수도권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보합 국면은 유지했다.
지역별로는 세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세종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2.9로 전월 101.5보다 11.4포인트 상승했다. 중앙행정기관 이전과 행정수도 관련 기대감 등 지역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지방 일부 지역은 심리 위축이 이어졌다. 지역별 주택시장 여건과 산업 기반, 인구 흐름, 공급 물량 등에 따라 부동산시장 체감 경기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전국적으로 주택시장 회복세가 나타나더라도 지역별로는 상승과 정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차별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매매시장과 달리 전세시장 소비심리는 전국적으로 소폭 개선됐다. 8월 전국 주택 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3.5로 전월 112.7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보합 국면은 유지했다. 서울 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0.7로 전월 121.8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경기도는 118.9로 전월 117.4보다 1.5포인트 올랐고, 인천도 114.7로 전월 113.4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