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을 많이 찍는 편인데, 이번에 나온 갤럭시 폴드가 너무 좋아 보여서 바꿀까 고민이에요.”
그동안 아이폰만 사용해온 직장인 A씨는 최근 스마트폰 교체를 앞두고 처음으로 삼성전자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기다렸지만 256GB(기가바이트) 모델의 국내 출고가가 329만원으로 책정되면서다. A씨는 애플 생태계를 계속 이용할지, 100만원 이상 저렴한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8’로 갈아탈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아이폰 듀오 공개 이후 A씨와 같은 고민을 털어놓는 소비자들이 판매 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의 휴대전화 대리점에는 아이폰 듀오와 갤럭시 Z 폴드8의 가격과 기능, 기기 변경 혜택을 비교하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의 한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근무하는 김동준 씨는 “기존 아이폰 이용자들로부터 갤럭시 폴더블폰으로 기기를 변경할 때 받을 수 있는 혜택과 데이터 이전 방법 등을 묻는 연락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폰 이용자는 운영체제와 애플워치·맥북·아이패드 등 기기 간 연동 때문에 브랜드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삼성 제품을 함께 비교하는 것은 아이폰 듀오의 높은 가격과 삼성 폴더블폰의 향상된 완성도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 9일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공개했다. 7.6인치 내부 화면과 A20 프로 칩, 티타늄 프레임 등을 적용했지만 256GB 모델은 출고가가 워낙 비싸서 같은 용량의 갤럭시 Z 폴드8보다 101만1900원 비싸다. 무게도 254g으로 갤럭시 Z 폴드8(201g)보다 53g 무겁다.
삼성전자는 2019년 첫 갤럭시 폴드 출시 이후 8세대에 걸쳐 화면 주름과 두께, 무게, 힌지 내구성을 개선해왔다. 폴드·울트라·플립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멀티윈도와 갤럭시 인공지능(AI) 등 폴더블에 최적화된 사용 경험도 축적했다.
애플의 참전으로 폴더블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중국 업체, 애플이 경쟁하는 삼국 구도를 갖추게 됐다. 화웨이는 두 번 접는 트리폴드폰과 8인치대 폴더블폰을 앞세워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샤오미 등 다른 중국 업체들도 얇은 두께와 대용량 배터리,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은 국내 출시와 사후서비스, 운영체제 활용 측면에서 한계가 있어 한국 시장에서는 삼성과 애플의 맞대결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애플의 진입으로 폴더블폰에 대한 관심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제품을 선택하는 단계에서는 가격과 무게, 내구성, 운영체제 경험이 브랜드 충성도만큼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르면서 8세대에 걸쳐 기술과 사용 경험을 쌓은 삼성전자의 강점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