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NOW] 렉서스 ES의 귀환…상대는 누구?

 

국내 수입 하이브리드 세단의 대표 주자 렉서스 ES가 전기차를 품고 고객층 확대에 나선다. 정숙성과 편안한 승차감으로 쌓아온 신뢰에 전동화 선택지를 더했다.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공세 속에서 ES가 축적한 고급 세단의 가치가 새로운 경쟁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렉서스코리아는 지난 14일 8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올 뉴 ES’의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다음달 13일 국내 출시하며 하이브리드 4개, 전기차 5개 등 총 9개 트림으로 구성한다. 국내 판매가격은 트림에 따라 7000만원대에서 8000만원대다.

 

 

ES는 2024년 국내 누적 판매 10만대를 돌파한 렉서스의 핵심 차종이다. 하이브리드의 연료 효율에 넓은 실내와 안락함을 결합해 독일 프리미엄 세단과 경쟁해왔다. 오랜 기간 축적한 고객 기반은 전기차 시장에서도 자산이다. 기존 고객의 교체 수요를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 함께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체부터 한층 여유로워졌다. 글로벌 공개 당시 제원 기준 전장은 5140㎜, 휠베이스는 2950㎜로 이전보다 각각 165㎜, 80㎜ 늘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함께 수용하도록 GA-K 플랫폼을 재설계하고 후륜에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차체 강성과 도어 밀폐 구조, 차음유리도 개선해 진동과 외부 소음을 줄이는 데 공을 들였다.

 

 

해외 시승평에서도 이러한 성격이 드러난다. 미국 카앤드라이버는 전기 ES의 승차감과 고급스러운 실내를 높게 평가했다. 미국 사양을 평가하면서 테슬라 모델3보다 실내가 넓고 고급스럽다고 짚었다. 영국 탑기어도 ES 350e의 정숙성과 안락함, 넓은 뒷좌석을 장점으로 꼽았다. 다만 경쟁차 대비 주행거리와 역동성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ES 350h는 하이브리드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2.5ℓ 엔진에 6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하고 전력제어장치와 트랜스액슬을 소형·경량화했다. 별도 충전 없이 운행하는 편의성은 충전시설 확보가 어려운 소비자에게 강점이다. 전륜구동 외에 주행 상황에 맞춰 후륜 모터를 제어하는 ‘E-Four’ 사륜구동 모델도 마련했다.

 

 

ES 350e는 전기차 전환의 중심이다. 전륜구동 모델로 렉서스코리아가 발표한 국내 인증 상온 복합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78㎞다. 프리미엄·럭셔리·VIP 트림으로 나눠 고급 사양을 원하는 수요까지 아우른다. 전기차 기본형 가격을 하이브리드 기본형보다 낮게 책정해 기존 ES 고객이 전기차로 옮겨갈 때 진입 문턱을 낮췄다.

 

ES 500e는 사륜구동 성능으로 고객층을 넓힌다. 가속도와 조향각, 바퀴 회전속도 등을 바탕으로 앞뒤 구동력을 조절하는 ‘다이렉트4’를 적용했다. 출발과 가속, 코너링 때 구동력을 정교하게 배분해 안정적이고 매끄러운 움직임을 구현하려는 설계다. 프리미엄과 럭셔리 두 트림으로 구성한다.

 

 

실내에는 14인치 디스플레이와 필요할 때 조작부가 드러나는 ‘리스폰시브 히든 스위치’를 적용했다. 간결한 디자인에 버튼을 누르는 촉각적 피드백을 결합했다. 넓어진 뒷좌석과 함께 탑승자가 일상에서 체감할 고급화에 초점을 맞췄다. 외관은 스핀들 디자인을 차체 전체로 확장한 ‘스핀들 보디’로 변화를 줬다.

 

테슬라 모델3와 비교하면 경쟁의 축은 더 분명해진다. 테슬라는 수퍼차저를 연계한 경로 안내와 충전 상태 확인,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전기차 이용 편의를 높였다. ES는 정숙성과 실내 소재, 승차감에서 차별화를 꾀한다. 원격 제어와 긴급호출을 지원하는 ‘렉서스 커넥트’도 적용해 연결성을 보강했다.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은 가격과 성능이 변수다. 국내 판매 중인 BYD 씰은 보조금 적용 전 기준 3000만원대 후반에서 4000만원대다. 후륜구동 모델의 국내 복합 주행거리는 449㎞이며 상위 사륜구동 모델은 최고출력 390㎾를 낸다. 차체 크기와 시장 위치는 다르지만 전기 세단 구매자가 비교할 만한 대안이다. ES는 확대된 공간과 세밀한 승차감 조율로 가격 차이를 설명해야 한다.

 

 

구매 이후 부담을 줄이는 장치도 마련했다. 잔존가치 보장 할부 프로그램 ‘어메이징 스위치’를 이용하는 ES 350e 프리미엄 고객에게는 약정 조건에 따라 3년 뒤 기본 잔존가치 50%를 보장한다.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중고차 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을 덜어주는 수단이다.

 

신형 ES의 강점은 전동화 속도를 소비자에게 맞췄다는 데 있다. 하이브리드는 충전 제약을 해소하고, 350e는 전기차 전환을 이끌며, 500e는 주행 성능 수요를 공략한다. 해외 시승평이 주목한 안락함에 선택의 폭을 더한 만큼 전기차 시장에서도 ES의 존재감을 기대할 만하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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