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개발 속도 조절론?…장기적으론 AI 산업 성장성 유지 무게

AI 수장들 일제히 모델 개발 속도 조절론 주창
"中에 패권 빼앗길라"…美 정치권은 회의론
"신규 주문 축소 징후는 없어"…韓 반도체 호황 지속 전망

다이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

 

 인공지능(AI) 업계를 이끄는 거물들이 일제히 급속도로 발전하는 AI 모델이 인류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며 ‘AI 속도조절론’을 들고 나왔지만, AI 개발과 투자 속도를 늦추는 건 쉽지 않을 거란 회의론이 많다. 속도 조절에 나서더라도 AI 산업의 장기적 성장성은 유지될 거란 분석이 우세한 형국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15일 IT업계에 따르면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지난 13일 엑스(X·옛 트위터)와 블로그에서 “우리는 AI 모델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면서 “초지능 모델의 성능 향상 속도를 늦추고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외부 감사관 배치와 민주주의 국가 간 안전 기준 수립을 촉구했다. 이는 인간의 개입 없는 AI 에이전트의 사이버 침투 및 취약점 악용 등 통제 불능 징후가 포착된 데 따른 것이다. 앤트로픽의 경쟁사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일론 머스크 xAI CEO,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등 AI 업계의 리더들도 아모데이 CEO의 의견에 동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AI 모델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의견이 AI 산업의 가파른 성장세를 제어할 수 없을 거란 게 중론이다.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원장은 지난 14일 AI 토크 콘서트에서 “실제 개발 속도를 줄인다는 등의 증거가 나온 것은 없다. 개발을 가속하면 했지, 감속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델 출시 등 관점에서 여러 검토가 필요하다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AI가 초래할 위험에 대해 AI 기업의 태도가 일관성이 없다는 점도 AI 속도조절론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가디언은 오픈AI를 예로 들며 “오픈AI는 장기적인 AI 위험을 연구하는 ‘슈퍼얼라인먼트’팀을 2024년에 해체했다”고 지적했다.

 

 AI 개발 속도를 늦추면 자칫 중국에 AI 패권을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도 AI 모델 속도 조절이 어려운 이유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월 발표된 국가안보 관련 지침에서 미국의 군과 정보기관에 가장 발전된 AI 모델을 신속하게 도입하고 고성능 컴퓨팅 시설을 확대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6건의 AI 관련 게시글을 올리면서 AI 개발을 지속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와 데이터 센터를 겨냥한 역겨운 음모가 있으며, 이를 기뻐할 유일한 나라는 중국”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캡처

 

 AI 개발 속도를 둔 최근 담론이 AI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누려온 한국 반도체 업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란 의견이 많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14일 ‘AI 속도 조절론에 대한 소고’ 보고서에서 “AI 속도 조절론은 AI 산업의 중단보다 프런티어 모델의 능력 향상을 안전 검증 속도에 맞추자는 주장에 가깝다”면서 “현재까지 안전 논쟁이 데이터센터 투자나 반도체 주문의 변곡점을 만들었다는 증거는 없고, 한국 반도체 수출과 글로벌 AI 공급망의 매출은 확장 중”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신규 주문 축소와 메모리 가격 하락이 함께 나타나면 경계해야 하지만 아직 징후는 없다”고 부연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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