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바브 알 만데브 해협의 핵심 요충지 페림섬을 장악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중동 주요 에너지·물류 통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12일 CNN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바브 알 만데브 해협에 위치한 페림섬을 점령했다. 전날에는 홍해 연안 항구도시 모카까지 장악했다.
바브 알 만데브 해협은 수에즈운하와 연결돼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해상 운송로다. 특히 이란과의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질이 이어지면서 중동산 원유의 대체 수송로로 중요성이 커졌다.
페림섬은 해협 중앙에 위치해 선박 이동을 감시·통제하기 유리하다. 타리크 살레 예멘 부통령은 이달 초 후티가 페림섬을 장악할 경우 해협 전체에 대한 통제력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후티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 간 교전도 격화하고 있다. 모카항은 최근까지 살레 부통령이 이끄는 국민저항군이 통제해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 후티에 대한 군사 대응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두 차례 통화하고 후티 공격 필요성을 제기했다. 미국은 직접 공습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위기그룹은 페림섬 장악으로 후티가 해협 일대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향후 지상 작전에 대비할 거점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후티의 공세 소식에 국제유가는 한때 4% 뛰어 브렌트유가 배럴당 105달러까지 올랐다. 이후 걸프 아랍국가와 이란 간 외교 협의 가능성이 부각되며 일부 상승폭을 반납했다.
후티가 해협 통제력을 추가로 강화할 경우 선박 우회와 보험료·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바브 알 만데브까지 차질을 빚으면 글로벌 에너지와 물류 공급망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