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서유럽에 K9 자주포를 처음으로 수출한다. K-방산의 수출 효자인 K9 자주포는 최근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 시장에 진입한 데 이어 선진 방산 시장인 서유럽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수출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스페인 방산업체 인드라시스템즈(INDRA SISTEMAS S.A.)와 K9 자주포 등 수출 실행 계약을 맺었다고 31일 공시했다. 1차 선급금은 계약체결 후 20%를, 2차 선급금은 연내 5%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경영상 비밀 유지로 구체적인 수출 물량과 금액, 기간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한국거래소 규정상 수주 공시 기준(매출액의 2.5%)을 고려하면 이번 계약 규모는 6675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스페인 방산 기업인 인드라그룹은 140여개국에서 사업을 수행하며 지상 무기체계의 통신·지휘통제(C2)·상황인식 등 임무 체계 분야 기술과 중남미 지역 현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스페인 군사전문매체 인포디펜사는 인드라를 주축으로 추진되는 포병 현대화 프로그램 규모가 최대 45억1600만 유로(약 7조7000억원)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서유럽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스페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 자주포를 수출한 11번째다 국가다. 2001년 터키 수출을 시작으로 폴란드, 핀란드, 인도,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 이집트, 루마니아 등에 수출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19일 미국 육군과 K9 차륜형 자주포 시제품 6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처음으로 국산 무기 완제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K9의 인기 비결로는 실전에서 검증된 성능,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가격대, 신속한 공급과 원활한 후속 지원 등이 꼽힌다.
업계에서는 국산 K9이 수출 시장을 더 넓힐 것으로 전망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000∼2017년 세계 자주포 수출 시장에서 K9이 점유율 48%를 기록했다고 집계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페리컬 인사이트’는 세계 곡사포 시장 규모가 2023년 330억 달러에서 2033년 788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핵심 제조사로 언급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