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개각을 통해 부동산 민심 수습에 나섰다. 부동산 정책 투톱을 동시에 교체해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부동산 정책 라인 교체와는 별개로 공급 및 투기 억제를 골자로 한 정책 기조는 이어나갈 전망이다.
최근 이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집값 상승과 부동산 세제개편 후폭풍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31일에는 취임 후 최저치인 30%대를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4∼28일 전국 18세 이상 25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1.3%포인트 내린 38.9%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58.7%로 지난주 대비 1.8%포인트 오르며 5주 연속 오차범위(95% 신뢰 수준에 ±2.2%포인트) 밖에서 긍정 평가에 앞섰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발하는 여론은 다주택자를 넘어 무주택자와 청년층으로 확산했다. 특히 세제개편안 후폭풍이 거세다. 비거주 1주택자의 거주 인정 요건이 너무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고령의 비거주자, 임대사업자, 임차인들이 설 곳을 좁게 만들었다는 이유에서 반발이 거셌다. 용산공원 공공주택 공급을 두고 서울시 등 지자체와 대립도 가시화하면서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논란도 커졌다.
이에 청와대는 지난달 30일 개각을 통해 국정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부동산 정책 담당 부처 수장들을 교체했다. 부동산 정책 ‘투톱’인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장관을 동시에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를 결정하면서 각각 이형일 재경부 1차관과 홍지선 국토부 2차관을 승진시켰다.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고 인적 쇄신을 통해 국정 동력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부동산 공급과 세제를 담당하는 부처 수장은 바뀌었지만 정책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다주택자와 비거주자의 조세 저항이 거세더라도 예정대로 세 부담을 높여 고가주택에 대한 수요를 낮추고, ‘닥공’(닥치고 공급)을 통해 주택가격 하락을 유도하는 정책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후임에 현직 차관을 올린 점도 정책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처로 해석된다.
홍 후보자는 이날 정부 세종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고 생각한다”며 “선호 입지에 양질의주택을 신속히 공급하고, 특히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 간 교통 인프라 격차 해소를 위해 메가프로젝트 지원, 교통 인프라 확충 등 지역 주도 성장의 토대를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주택 시장 안정화에 대해서는 “주택정책은 국민 생활과 시장 기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라며 “무엇보다 일관성 있는 예측 가능한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발표한 주택 공급 방안을 신속히 이행하되 실제 현장에서 착공하고 입주에 이르기까지 실행력 있는 정책이 되도록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