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산업생산 ‘보합’…소비 꺾이고 서비스 부진

지난 23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뉴시스
지난 23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뉴시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최모씨는 7월 한 달간 주말 외출과 외식을 거의 하지 않았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밖으로 나갈 엄두가 안 난 데다, 훌쩍 뛴 외식 물가와 불확실한 경기 탓에 소비를 최대한 줄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올여름엔 물가가 너무 올라 휴가 여행도 취소하고 집에서 주로 배달이나 간편식으로 해결했다”며 “차량 교체도 알아보다가 세금 혜택이 끝나고 주식시장도 지지부진해 일단 여유 자금을 묶어두고 구매를 미뤘다”고 말했다.

 

지난달 기록적인 폭염과 누적된 고물가 여파로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우리나라 산업생산이 보합에 머물고 소비는 큰 폭으로 꺾였다. 특히 외식과 나들이를 줄이고 주식시장마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서비스업 생산이 4년 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반도체와 선박 호조에 힘입어 큰 폭으로 늘어났다.

 

국가데이터처가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2020년=100)는 120.2로 전월과 같았다. 전산업생산은 4월(-0.5%)과 5월(-0.4%) 두 달 연속 감소한 뒤 6월(2.4%) 반등했으나 7월 들어 다시 제자리걸음을 했다.

 

내수 부진은 소비 지표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상품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 지난 4월(-3.7%), 5월(-0.1%) 감소 이후 6월(2.7%) 반등했으나 한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전달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수요가 몰렸던 승용차 소매판매가 11.1% 급감하며 2024년 1월(-14.6%)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7.7%)와 의복 등 준내구재(-1.4%), 화장품 등 비내구재(-0.1%)가 모두 부진했다. 가전·통신기기 역시 전달 할인행사 효과가 빠지며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서비스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 역시 전월보다 1.3% 주저앉았다. 이는 2022년 2월(-1.7%) 이후 4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주식 거래대금 축소로 금융·보험(-4.8%)의 감소세가 두드러졌으며, 폭염과 물가 부담으로 숙박·음식점(-1.1%), 도소매(-1.1%), 예술·스포츠·여가(-3.2%) 등 대면 서비스업 전반이 얼어붙었다.

 

반면 대기업 중심의 투자는 활기를 띠었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7.5% 증가하며 6월(6.9%)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 2월(15.0%)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제조용 장비 투자(기계류 4.2%)가 이어진 데다, 해상 운임이 상승하며 선박 투자가 늘어난 결과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0.2% 소폭 증가했다. 현대자동차 파업과 기저효과로 자동차(-4.5%)는 줄었으나, 전자부품(20.7%), 1차 금속(4.2%), 반도체(0.5%) 등이 소폭 늘며 플러스를 유지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주요 지표가 상반기 큰 폭으로 개선된 데 이어 7월에도 생산·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경기회복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다”며 “중동전쟁 여파에 따른 물가부담, 청년고용 감소 등 민생 어려움이 이어지는 데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