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인 20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놓고 양국이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프로젝트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세부 쟁점이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협상이 길어지는 모습이다.
이번 조율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7일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8월 말이나 9월 초 프로젝트 발표를 생각하고 있는데 막판에 실무적으로 다양하고 구체적인 쟁점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화상회의와 실무 접촉을 이어왔지만 전체적으로 한번 정리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방미 배경을 설명했다. 이달 말 발표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목표 아래 세부적으로 협상 중”이라면서도 “생각했던 것보다 다양한 쟁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통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추진하는 대신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 가운데 1500억 달러는 조선 협력에 배정됐고 나머지 2000억 달러의 투자 방식과 대상 사업을 놓고 협의가 진행 중이다.
미국이 투자 이행 속도를 관세 문제와 연계해 압박하고 있다는 관측에는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그런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며 “투자에 속도를 내자는 취지에는 우리도 공감하고 있어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 관세 가능성은 변수다. 미국은 지난달 무역법 301조에 따라 한국에 강제노동 관련 12.5% 관세를 부과했다. 과잉생산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미 합의에서 정한 15%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양국 통상 당국 사이에 15% 관세 상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기존 합의 취지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을 언급하며 “예단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과잉생산 조사 결과 발표 시점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는 분위기다. 김 장관은 “미국이 우리 측에 이야기할 때는 8월 말 정도였는데 생각보다 조금 더 길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의 미국 방문은 약 3주 만이다. 방미 기간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투자 프로젝트와 관세 문제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