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50배 베팅…초고위험 해외 선물 주의보

바이낸스 등 해외 코인거래소
韓증시 기반 레버리지 상품 속속
투자 제한 없어 피해 확산 우려

코스피가 전 거래일(7648.09)보다 440.25포인트(5.76%) 오른 8088.34에 마감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코스피가 전 거래일(7648.09)보다 440.25포인트(5.76%) 오른 8088.34에 마감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해외 가상자산거래소가 최근 한국 증시에 최고 150배 달하는 레버리지 상품을 파는 사실상 무법지대 도박판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해외 거래소의 경우, 국내 법체계 안에서 규제하기가 쉽지 않아 투자자 보호의 사각지대로 떠오른 만큼, 투자자 피해를 막을 실효적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국내에서 논란이 많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점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대 150배까지…쏟아지는 고위험 상품

 

 5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선 코스피에 수십배 이상 레버리지를 베팅할 수 있는 초위험 상품들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일례로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는 지난달 22일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코스피 3배 레버리지 ETF ‘KORU’에 20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한 투기성 상품을 내놓았다. 투자자 반응이 높아지자, 나흘 뒤인 26일에는 최대 50배 레버리지를 걸 수 있는 상품의 거래까지 추가 지원하고 있다.

 

 또다른 해외 거래소 쿠코인은 지난달 24일부터 KORU에 최대 20배 레버리지 투자할 수 있는 무기한 선물을 상장했다.

 

 OKX, 바이비트 등 해외 주요 거래소들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KORU에 20배씩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한 상품을 이름만 조금씩 바꿔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선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이러한 고위험 상품에는 수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바이낸스의 KORU 선물 거래량은 지난달 22일부터 29일까지 13억5531만달러(약 2조105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내 투자자들도 상당한 금액을 베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금융자산이 해외 거래소의 새 수익원이 됐지만, 특별한 투자 제한은 찾아볼 수 없다. 원화 입출금 계좌가 있다면, 국내 자상자산 거래소에서 원화로 테더를 구매한 뒤 바이낸스로 옮겨 거래할 수 있다.

 

 국내에선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려면 투자자 교육, 예탁금 요건 등의 규제가 적용되지만 해외의 경우, 투자자보호 장치가 사실상 전혀 없는 셈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2일 가상자산사업자 최고경영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위험 상품 출시와 자극적인 이벤트, 충분치 않은 정보의 늑장 공시, 선의의 이용자에 대한 피해 전가 등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선에 그쳤다.

 

◆한은, ‘삼전닉스’ 단일종목 ETF 모니터링 강화

 

 국내에서도 지난 5월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코스피지수 변동성이 더욱 심해지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이 발달한 미국에도 수백 개의 레버리지 상품이 거래되고 있지만,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엔비디아도 현재 전체 8% 수준”이라며 “삼전닉스의 비중이 높은 코스피 특성상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지수 영향력은 해외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도 애초 상품 도입 취지를 벗어났다고 보고 위험성을 다시금 경고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주가 조정 시 개인 투자자의 손실이 확대될 뿐만 아니라 환매 증가 또는 포지션 리밸런싱(재조정) 등을 통해 주가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주식시장과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과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리스크 대응을 위해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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