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3명 중 1명 “최저임금 만큼도 못 번다”

한경협 ‘2026년 자영업자 경영환경 인식 조사’
'작년 보다 경영상황 악화' 답변 57%
한은, 자영업자 연체율 장기 평균 웃돌아

서울 송파구의 한 상가에 임대 문구가 붙어 있다. 뉴시스

 

 월평균소득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자영업자의 비중이 34%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올해 경영상황이 지난해보다 나쁘다고 보는 자영업자의 비율은 60%에 육박했다.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장기 평균을 웃도는 등 빚 상환 부담도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래저래 자영업자의 위기가 장기화하는 형국이다.

 

 23일 한국경제인협회가 ‘2026년 자영업자 경영환경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영업자의 57.0%는 지난해에 견줘 올해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응답은 34.6%였고, 개선됐다는 응답은 8.4%에 그쳤다. 한경협은 지난달 14일부터 18일까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올해 경영상황이 지난해에 견줘 나빠졌다고 응답한 비중을 업종별로 보면, 도·소매업(66.3%), 숙박·음식점업(65.8%),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58.2%), 운수 및 창고업(53.3%) 등의 순으로 높았다.

 

 향후 경영전망이 밝지 않은 탓에 신규 고용 여력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자영업자의 5할 이상이 내년 신규 고용 여력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최저임금 1~3% 미만 인상 시 12.2%, 3~6% 미만 인상 시 11.6%가 고용을 유지하기 어렵거나 인원을 감축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자영업자의 34.0%는 최저임금(215만6880원, 주 40시간 근로 기준)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 위기는 민간소비 둔화, 대면 서비스업 수요 감소, 금융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경기도 산하 경기도일자리재단이 지난 3월 내놓은 ‘GJF 고용이슈리포트 2026-01호’에 따르면 “민간소비는 2024년 이후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며 소비 성장률이 평균 0.9%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부진했다”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되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친다”라고 분석했다. 온라인 쇼핑으로 인한 소매업 산업구조 변화도 자영업자의 부담을 키웠다. 보고서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소비 수요의 감소로 이어져 상가공실률이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2022년 이후 가계대출의 급속한 팽창 통제를 위해 금리가 인상된 점도 자영업자의 대출연체액 증가 및 연체율 상승의 배경 중 하나다.

 

 자영업자의 대출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가 크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자영업자 대출은 낮은 증가세를 보이나, 연체율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말 1072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2년 하반기 이후로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증가세 둔화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76%로, 여전히 장기 평균(1.41%)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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