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커진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매매계약 해제 사례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합의 이후 집값이 단기간에 오르자 계약금을 배액 배상하고 기존 계약을 해제한 뒤 더 높은 가격에 다시 매물을 내놓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화성시 동탄구 아파트 매매계약은 현재까지 1355건 신고됐다. 아직 신고 기한이 남아 있지만 이미 전월 거래량 1001건을 넘어섰다.
5월 계약 가운데 해제된 거래는 82건으로 전체의 6.1%를 차지했다. 해제 건수는 전월 47건보다 74% 늘었다. 현지 중개업계는 지난달 27일 삼성전자 노사가 반도체 성과급 지급과 주택담보대출 지원 등에 합의한 뒤 집값이 급등한 점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는 가격 상승 폭이 배액배상액을 웃돌면서 계약을 깨는 것이 유리해졌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동탄역 인근 주요 단지는 최근 2주 사이 3억~4억원가량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84㎡는 이달 4일 22억25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했고, 현재 호가는 24억원 수준이다.
계약 해제는 동탄역세권에서 두드러졌다. 청계동은 5월 계약 257건 가운데 28건이 해제돼 해제율이 10.9%에 달했다. 여울동도 159건 중 12건이 해제됐다.
가격 상승세는 인근 중저가 단지로 번지고 있다. 송동 ‘동탄린스트라우스더레이크’ 전용 106.94㎡는 이달 1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정부가 동탄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을 규제지역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시장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수요자는 관망세로 돌아선 반면, 투자 수요는 규제 전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지에서는 규제지역 지정 시 갭투자 수요는 줄겠지만 반도체 업종 종사자의 성과급과 대출 지원에 따른 실수요가 가격을 지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