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재산분할’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2차 조정 기일이 열린다. 법원이 최근 주가가 급등한 SK 주식을 분할 대상으로 볼지, 또 재산분할 기준 시점을 어떻게 판단할지 등이 주요 관심사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1부는 15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 분할 2차 조정 기일을 연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이 모두 출석할 전망이다. 두 사람이 법정에서 대면하는 것은 항소심 마지막 변론 기일이었던 2024년 4월 이후 약 2년 2개월 만이다. 지난달 13일 열린 첫 조정 기일엔 노 관장만 출석했다. 당시 재판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이 모두 출석 가능한 날짜로 다음 기일을 지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2차 기일에서는 본격적으로 양측이 재산 분할의 규모, 방법, 기준에 대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첫 조정 기일은 양측 입장만 확인한 채 한 시간 만에 종료됐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SK 주식이 분할 대상으로 인정될지, 인정된다면 최근 급등한 주가가 가액 산정에 영향을 줄지가 쟁점이다. 재산분할 기준 시점을 사실심(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할지, 현재 진행 중인 파기환송심의 변론 종결일로 할지에 따라 가액이 세 배 이상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심 변론 종결일 기준 SK 주가는 16만원으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가액은 2조700억원대였다. 최근 SK 주가가 60만원 수준까지 크게 오르면서 그 가액도 급증했다.
최 회장 측은 해당 지분이 상속·증여를 통한 특유재산이므로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인 반면, 노 관장 측은 자신이 양육 등 가사노동을 담당하며 경영을 뒷받침한 만큼 공동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법 제830조에 따르면 특유재산은 부부 중 일방이 단독으로 소유하는 재산을 일컫는다.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 상속이나 증여 등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 혼인 중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한 재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특유재산이더라도 예외적으로 상대방의 기여가 있었다면 분할 대상이다. 대법원은 헌신적인 가사노동과 가사 비용의 조달을 통해 혼인공동생활에 일반적·경제적 기여를 한 경우와 가사와 자녀 양육을 전담해 다른 일방이 경제활동에 전념하고 특유재산을 관리하는 데 내조가 상당한 정도로 기여했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2022년 12월 1심은 최 회장의 SK 지분이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이를 대폭 늘려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원이 최 회장 부친인 최종현 선대 회장에게 흘러 들어가 SK그룹 성장의 종잣돈이 됐다는 점 등에서 SK 주식 등을 최 회장의 특유재산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은 불법 자금이므로 이 돈이 SK에 유입됐다고 해도 재산 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냈다. 다만 위자료 20억원을 인정한 부분은 상고를 기각해 그대로 확정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