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등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국내 주요 산업계로 번지는 상황에서 철강업계도 임금단체협약이 화두가 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의 관세 장벽으로 고심이 깊은 가운데 집안 단속에도 힘을 쏟아야 하는 처지다.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업계 1~2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노조와 협상을 앞두고 있거나 교섭을 시작했다. 두 회사 모두 임금 및 성과급 등에 더해 직고용 등 하청과의 이슈 해결이란 과제가 놓여있다.
우선 포스코 노조는 지난달 20일 기본급 7.1% 인상 등의 내용을 담은 교섭 요구안을 사측에 보냈다. 양측은 이르면 이달 초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포스코 노조는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불거진 ‘영업이익 N% 성과급’을 요구하지는 않았으나 협력사 직원 직고용 문제가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다.
노조는 앞서 포스코가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을 직고용하기로 한 데 반발하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중노위의 행정지도 처분으로 쟁의권 확보는 불발됐지만, 노조는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직고용 문제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말에는 쟁의대책위원회도 출범했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달 8일 상견례를 하고 27일까지 4차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지난해 대비 성과급 150% 인상, 기본급 14만원 인상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는 4차 교섭까지 사측에서 아무런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조합원의 눈높이에 맞는 안을 요구했다. 다음 교섭은 오는 2일에 열린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의 시행으로 하청에 대한 원청의 책임이 강화된 가운데 하청 노조들의 교섭 요구도 남아 있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4월 현대제철의 하청 노조 간 교섭단위를 분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청 노조들이 교섭단위를 따로해 원청과 각각 교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중노위에 재심을 청구한 현대제철 측은 “개정 노조법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기준이나 절차를 명확히 하기 위한 차원에서 청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역시 경북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교섭단위 분리 결정을 받아 재심 절차를 밟고 있다.
최근 수년간 국내 철강 기업들은 수요 침체와 중국발 공급과잉, 주요 수출국의 관세 장벽, 탄소중립 요구 등으로 인해 한숨이 깊은 상황이다.
관세의 경우 지난해 미국에 이어 최근 유럽연합(EU)이 50% 상향으로 벽을 올렸다. 유럽의회는 지난달 철강제품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상향하고 무관세 수입쿼터를 기존 대비 절반 정도로 축소하는 내용의 철강 세이프가드 강화 방안을 승인했다. 해당 조치는 회원국 승인 절차를 거쳐 7월1일부터 시행된다.
EU의 이 같은 결정은 중국산 저가 철강의 유입을 막겠다는 의도지만, 우리나라에도 불똥이 튈 수밖에 없다. 유럽 시장은 국내 철강기업에 미국 다음으로 비중이 크다. 특히 열연·냉연·아연도금강판 같은 주요 수출 품목이 쿼터 축소 대상의 품목이라 우려가 깊다.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포스코홀딩스 영업이익은 707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4.3% 증가했으나 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3450억원으로 23.8% 줄었다. 현대제철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5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별도 기준으로는 72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업계에선 노사협상 등 내부 현안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기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관세 등으로 대외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와 기업이 현명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