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여파가 국내 일반 운전자들의 차량 유지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내연기관 차의 경우 연료비가 20% 넘게 증가한 데다 필수 소모품인 엔진오일 교체 비용도 약 1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14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4월 자동차·오토바이 등 개인이 소유한 운송수단을 유지하고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을 뜻하는 ‘개인운송장비 운영 비용’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 16.3%나 뛰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초기였던 2022년 7월(26.0%)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이 중 ‘개인운송장비 연료 및 윤활유 비용’은 22.7% 올라 역시 2022년 7월(33.0%)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경유 가격은 1년 전보다 30.8% 올랐으며 휘발유 가격도 21.1% 상승해 전체 오름세를 이끌었다. 반면 자동차용 LPG 가격은 국제 계약가격(CP) 반영 시차 등의 영향으로 3.5% 하락했다.
연료비에 그치지 않고 차량 관리 비용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개인운송장비 소모품 및 유지·수리 비용은 4.5% 올라 2023년 11월(4.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자동차수리비(4.8%), 세차료(4.3%) 등이 오른 가운데 내연기관차의 대표 소모품인 엔진오일 교체 비용은 11.6% 뛰었다. 이는 2009년 6월(11.7%) 이후 16년 10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이 덕분에 유지·관리비 부담이 커지는 내연기관차를 대신해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준으로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100만대를 넘어섰다. 올해 신규 등록 전기차도 같은 달 14일 기준 1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신규등록 대수 10만대 돌파 시점이 7월 둘째 주였던 점과 비교하면 3개월가량 빨라진 셈이다.
전기차 비중도 전체 신차 등록 가운데 올해 3월 말 기준 20.1%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0%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확대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으로 한동안 팔리지 않던 친환경차가 점점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내연기관차 비중이 줄어들 결정적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