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중심축이 확정급여(DB)형에서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DC)·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보험업계가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적극적인 자산 운용을 원하는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보험사들은 전담 조직 신설,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수익률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497조원 중 DC형과 IRP형은 약 270조원을 기록하며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이 가입자가 직접 운용 방식을 선택하고 수익률을 관리하려는 수요가 커지자 과거 DB형에 편중됐던 보험사들도 DC·IRP로 사업 구조를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모습이다.
운용 성과에서 보험업권의 강세는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원리금비보장 기준 보험업권의 DC형 수익률은 24.34%, IRP형은 22.16%로 집계됐다. 이는 은행이나 증권사 대비 약 2%p 높은 수준이다.
업권 전반의 수익률이 우상향하는 가운데 개별사들의 성과도 두드러진다. 삼성생명의 최근 1년 DC형 퇴직연금 상품 운용수익률은 원리금비보장형 25.17%, 원리금보장형 3.55%이다. 두 유형 모두 상위 10개 사업자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IRP형 퇴직연금은 원리금비보장형 23.28%, 원리금보장형 4.19%로 각각 2위와 1위를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올해 초 맞춤형 투자 전략을 위해 DC·IRP 전담 영업부를 신설했으며, 또 700개 이상의 상장지수펀드(ETF) 라인업을 구축하는 등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교보생명의 경우 올해 1분기 퇴직연금 적립금 상위 15개 사업자 가운데 원리금비보장 상품 장단기 수익률 1위에 올랐다. 퇴직연금 원리금비보장 상품 최근 1년 수익률은 DC형이 26.15%로 상위 15개 사업자 중 1위에 올랐으며, IRP는 26.35%로 2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선전의 동력으로는 ETF 투자, 디지털 기반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투자 전문가와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가 결합된 체계적 상품 선정 프로세스 등이 꼽힌다. 특히 퇴직연금 시장 내 ETF 수요 증가에 대응해 오픈 라인업체계를 구축, 현재 700여개의 ETF상품을 제공하며 가입자 선택권을 넓혔다.
한화생명은 디폴트옵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4분기말 기준 디폴트옵션 상품 중 중립투자형과 안정투자형 부문에서 전체 사업자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디폴트옵션 중립투자형 BF1’은 3년 누적 수익률 53.93%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중립투자형 상품 가운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중립투자형 TDF2’도 3년 수익률 47.23%로 3위에 올랐다.
중립투자형 BF1은 글로벌 주식·채권과 금, 리츠 등 자산에 투자하는 ETF 기반 자산배분형 환노출 상품이다. 최근 금 가격 상승과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 효과가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가입자의 수익률 개선이라는 디폴트옵션 도입 취지에 맞춰 고객에게 최적의 운용 성과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전문적인 상품 운용 역량과 장기적인 투자 관점을 바탕으로 고객의 안정적인 노후 자산 형성과 퇴직연금 시장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