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2배 ETF 시대] 불장에 기름 붓는다…집나간 개미들 ‘솔깃’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 내달 22일 상장
자본유입 기대
증권가 “투자자 선택폭 넓혀”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39.40포인트(2.15%) 상승한 6615.03에 마감한 지난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종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39.40포인트(2.15%) 상승한 6615.03에 마감한 지난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종가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레버지리(상품)는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죠. 그러나 자칫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거든요”

 28일 이른 아침 경기 동탄에서 서울 여의도로 향하는 출근길 광역급행버스 안. 스마트폰 화면 속 뉴스를 넘기던 40대 서학개미 직장인 이모씨의 시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을 2배로 반영하는 레버리지 투자상품을 국내서도 살 수 있게 된다는 기사에 다시금 멈췄다. 증권사 모바일 앱을 열어 수익률을 확인하던 그의 엄지손가락이 화면 위에서 잠시 머뭇거렸다. 버스에서 내린 그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 반도체 사이클 전망과 주가 흐름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곤 서둘러 인파 사이로 발걸음을 옮겼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률을 각각 플러스∙마이너스 2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이르면 다음달 22일부터 첫 선을 보인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단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도입을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다. 그간 지수에 갇혀있던 레버리지 투자가 개별 우량주로까지 문호가 확대되면서 집나간 서학개미들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전닉스 2배 ETF가 뜬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국내 우량주식을 기초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를 국내에 상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다만 기초자산이 될 수 있는 종목은 일정 수준 이상의 시장 대표성과 유동성을 갖춰야 한다. 현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정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대상 종목에 해당한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 개선으로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 유인 제고와 더불어 투자자 보호와 편의를 한층 강화해 자금 유출 유인도 경감할 수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선 엔비디아, 테슬라, 샌디스크 등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가 거래되고 있는 반면, 그간 국내에선 이러한 투자 수요에 부응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서학개미 복귀 히든카드 될까

 

 최근 국내 증시가 다시 불장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를 계기로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국장 복귀 러시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지 기대를 모은다. 예컨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는 홍콩 증시에는 이미 상장돼 있는데, 이들 상품에 투자하던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까닭이다.

 국내 상장지수펀드 시장은 지난 20일 기준 410조원대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5년새 8배 이상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상장지수펀드가 국내에서 기본적 투자 수단으로서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걸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 개선 등을 토대로 다양한 상품이 출시돼 투자자의 니즈를 더욱 충족시켜 줄 걸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당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 뿐이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의 도입은 투자자의 상품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임에는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삼전닉스 ETF 10여종 출시 잰걸음

 

 벌써부터 10여개의 관련 상장지수펀드가 내달 출시를 목표로 투자자 눈도장 찍기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 사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각각 5∼6종씩 총 10여종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상장이 점쳐지고 있다. 당국에서 1사 1종 출시를 원칙으로 삼지 않는 한 대형 운용사들은 대체로 레버리지 2종을 선보일 걸로 예상된다. 이처럼 운용사들이 서둘러 상장 채비를 갖추는 건 그만큼 시장에서 이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판단이 깔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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