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가격 묶었는데 주유소는 상승…정부 “가격 정상화 단계”

휘발유·경유 리터당 2000원 넘어
정부 "현 수준에서 크게 오를 것 같지 않아"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ℓ)당 2000원을 넘어선 지 일주일 만에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2000원대로 올라선 24일 서울 한 주유소에 경유 판매가격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ℓ)당 2000원을 넘어선 지 일주일 만에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2000원대로 올라선 24일 서울 한 주유소에 경유 판매가격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을 잇달아 동결했지만 주유소 판매가격은 계속 오르며 휘발유와 경유 모두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과거 가격 억제 효과가 뒤늦게 해소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상승이라고 설명했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차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첫날인 전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리터(ℓ)당 2000.1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선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했던 2022년 5월 이후 처음이다.

 

휘발유 가격도 지난 17일 2000원을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날 기준 리터당 2006.2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을 세 차례 연속 같은 수준으로 유지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차 최고가격을 휘발유 리터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정하고 2·3차와 동일하게 묶었다.

 

당초 정부는 공급가가 동결된 만큼 소비자 판매가격도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남경모 산업부 장관정책보좌관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크게 인상될 요인은 없어 보인다”며 “현재 수준에서 크게 오를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판매가격이 상승한 데 대해 정부는 앞선 가격 통제 영향이 늦게 반영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2·3차 최고가격이 민생 부담 완화를 위해 국제유가 상승폭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주유소 가격이 인위적으로 눌려 있었고, 최근 들어 이를 따라잡는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를 두고 “정상화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통상 정유사 공급가와 주유소 판매가 차이가 리터당 100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휘발유는 2030원, 경유는 2020원, 등유는 1630원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제 제품 가격만 반영하면 이번 4차 최고가격 조정 때는 인하 여력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2주간 국제 석유제품 평균 가격은 휘발유 8%, 경유 14%, 등유 2% 각각 하락했다. 이를 적용하면 휘발유는 100원, 경유는 200원, 등유는 30원가량 낮출 수 있었다는 계산이다.

 

다만 정부는 이전 가격 통제로 누적된 부담과 중동 지역 정세 불안, 에너지 수요 관리 필요성 등을 고려해 동결을 선택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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