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 시절 업무추진비 공개와 감사원 감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금융감독원 내부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검사·제재 과정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는 분위기 속에 당시 실무진까지 책임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감사원은 최근 금감원을 상대로 예비감사를 진행하며 과거 검사와 제재 관련 자료를 확보 중이다. 예비감사는 본감사에 앞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단계로, 필요할 경우 정식 감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감사가 이 전 원장 재임 기간 전반에 대한 점검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감사원은 검사 과정에서 이뤄진 중간 발표와 잦은 백브리핑 관행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규정상 검사 결과가 확정되기 전에는 관련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제재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보가 공개될 경우 사실상 피의사실 공표와 유사한 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원장 재임 당시 금감원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우리금융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기업은행 임직원 대출 비리 등 주요 사안에 대해 결론 이전 단계에서 내용을 공개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정치적 파장이 큰 사안도 포함됐다. 총선을 앞두고 제기된 양문석 전 의원의 새마을금고 대출 의혹과 김상희 전 의원의 라임펀드 환매 관련 논란이 대표적이다. 당시 금감원은 특정 인명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다선 국회의원’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당사자가 명예훼손을 주장하는 등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해당 사안에서 추가 제재가 이어지지 않으면서, 당시 발표의 적절성을 둘러싼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에 따라 당시 의사결정 과정과 내부 보고 체계까지 감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