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휴전 소식에 증시 ‘안도 랠리’…원달러 환율 ‘급락’

20만전자∙100만닉스 탈환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파국으로 끝나는 듯 했던 중동 사태가 8일 극적으로 2주간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에서 일제히 안도 랠리가 펼쳐졌다. 

 

 20만전자와 100만닉스 타이틀을 탈환한 반도체 대장주들의 급등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단숨에 5800선을 회복했다. 1500원대에서 좀처럼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하루에만 30원 넘게 뚝 떨어졌다. 

 

◆코스피, 6% 넘게 껑충... 환율은 30원 이상 뚝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377.56포인트(6.87%) 급등한 5872.34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309.24포인트(5.64%) 오른 5804.70으로 출발해 장중 5~6%대 오름폭을 유지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53.12포인트(5.12%) 뛴 1089.85에 거래를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이 모처럼 대규모 ‘사자’에 나서며 2조4358억원을 순매수해 기관(2조7145억원)과 함께 지수를 밀어올렸다.

 

 개장 전 나온 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 합의 소식에 그간 경계심을 풀지 않았던 대기 매수세가 한꺼번에 터져나온 걸로 풀이된다.

 

 간밤 미국이 이란의 석유 허브인 하르그섬을 공격했다는 소식과 이란의 맞불 경고에 전황이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못 박은 이란과의 최종 협상 시한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9시까지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제시한 시한 만료를 약 90분 앞둔 이날 오전 7시 32분쯤 소셜미디어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이고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이란에 대한 폭격을 2주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한달 넘게 시장을 억눌러온 불안감이 일순간 안도감으로 바뀌면서 국내 증시는 개장과 함께 강한 상승 압력을 받았다. 개장 직후인 이날 오전 9시 6분과 13분에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잇달아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전날 슈퍼 어닝서프라이즈(깜짝 호실적)를 발표하고도 19만원대에 머물렀던 삼성전자(7.12%)는 21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말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SK하이닉스(12.77%)도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할 거라는 전망 속에 100만원대에 다시 올라섰다.

 

 외환시장도 반색하고 나섰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33.6원 내린 1470.6원을 나타냈다. 환율은 전날보다 24.3원 내린 1479.9원으로 출발한 뒤 낙폭이 더 커졌다.

 

◆증시 상승 랠리 이어질까…실적 시즌에 주목해야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아온 중동 사태가 출구를 찾으면서 잠시 멈춰섰던 국내 증시의 상승 랠리에도 다시 탄력이 붙기 시작할 지 주목된다. 물론 이번 전쟁이 완전히 끝났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미국과 이란 양측의 입장차가 여전한 데다 2주 안에 합의가 도출되지 않는다면 다시금 전황이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쟁 불확실성이 증시 변동성을 빈번하게 유발하는 피로도 높은 환경이 한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상태지만 전날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번 실적 시즌이 전쟁발 주가조정 압력을 극복해 나가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번 휴전은 협상 시한 연장의 성격일 뿐 추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번복 발언이 증시에 노이즈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한 연구원은 부연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와 관련해 “중장기적으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과 통행료 협상이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가 현실화될 경우, 국제 유가의 평균 레벨이 전쟁 이전 대비 한 단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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