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확전 우려에 증시 휘청…유가∙환율 전방위 압박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우려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5438.87)보다 257.07포인트(4.73%) 하락한 5181.80에 개장했다. 뉴시스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5438.87)보다 257.07포인트(4.73%) 하락한 5181.80에 개장했다. 뉴시스

 

 중동 분쟁이 되레 확전 양상을 띠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이 30일 급등한 유가에 환율 상승 부담까지 더해지며 전방위적 압박에 시달렸다. 이미 한 달을 넘긴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에 자칫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동 사태 확전 움직임에 코스피, 장 초반 5%↓ 

 

 이날 코스피는 개장 직후 5% 넘게 빠지며 다시 한 번 검은 월요일을 맞는 듯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한 끝에 간신히 5200선을 사수했다. 구글 터보퀸트발 충격이 진정세를 보이곤 있지만 국내 대표 반도체 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전장 대비 161.57포인트(2.97%) 하락한 5277.30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4.73% 내린 5181.80에 출발해 장 초반 5151.22까지 밀리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이 홀로 2조원을 넘게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발전소시설 등에 대한 공격유예 선언으로 큰 고비를 넘기는 듯했던 전황은 지난 주말 새 예멘 후티 반군의 참전 등으로 다시 격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기름값도 다시 뛰기 시작했는데, 국제 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이 이날 오전 배럴당 115달러 위로 치솟았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02달러를 넘겼다.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까닭에 국제 유가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경제 구조다. 이 같은 악재에 국내 증시도 장 초반부터 거센 하방 압력을 받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대체로 약세였다. 반도체 대형주 삼성전자는 1.89% 밀린 17만6300원, SK하이닉스도 5.31% 빠진 87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 현대차(-5.15%), 삼성바이오로직스(-4.73%), 한화에어로스페이스(-2.02%), SK스퀘어(-6.25%), 두산에너빌리티(-3.98%), 기아(-2.76%) 등 상위 10위권 종목들이 LG에너지솔루션(3.93%)을 제외하곤 줄줄이 내렸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 대비 34.46포인트(3.02%) 떨어진 1107.05에 장을 마쳤다.

 

◆유가도 부담인데 고환율까지…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안정세를 찾는 듯했던 원달러 환율도 다시 껑충 뛰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종가는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6.8원 오른 1515.7원이었다. 환율은 4.5원 오른 1513.4원으로 출발해 지난 23일 주간 거래 종가인 1517.3원 수준을 위협하고 있다.

 

 달러 강세 흐름 지속되는 가운데 외국인이 벌써 8거래일째 현물 시장을 중심으로 매물을 쏟아내고 있어 환율에 상방 압력을 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선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거쳐 수요 위축과 경기 둔화로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다.

 

 4월 1일 발표 예정인 한국의 3월 수출 실적은 전 달에 비해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여기엔 지난 1∼2월 주문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어 중동 전쟁 이후 에너지와 원재료 비용 상승에 따른 충격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증권가는 보고 있다.

 

 시장은 아직 중동 전쟁에 대한 낙관론적 시각을 버리지 않은 모습이다. 아울러 주가 조정을 거치면서 높아진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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