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과 산하 구호기관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대규모 피란 사태를 겪고 있는 레바논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19 식수와 식량, 의약품, 임시 거처용 장비 등 긴급 구호물자를 현지에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17일 밤 기준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912명이 숨지고 2200여 명이 다쳤다. 이후에도 베이루트 중심가에 대한 공습이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는 더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OCHA는 밤사이 베이루트 도심의 바슈라 지역 고층건물이 무너졌고, 소카크 알블라트와 바스타 등 다운타운 일대도 폭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발생한 피란민은 1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어린이는 36만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군(IDF)은 18일 레바논 민간인들에게 자흐라니강 북쪽으로 대피하라고 통보했으며, 남부 도시 티레와 인근 팔레스타인 난민촌 방향으로 이동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민간 기반시설 피해도 커지고 있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의료시설과 병원에 대한 공습이 이어지면서 18일 새벽에도 국립병원 3곳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 구호단체들은 레바논 전역의 피란민을 대상으로 매트리스와 침구, 담요, 태양광 램프 등 생필품을 긴급 지원하고 있다. 유니세프도 위생용품 세트와 생리대 등을 대피소에 전달하고, 수십만 리터의 식수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구호기관들은 상수도 시설 운영을 위해 지금까지 35만 리터의 연료도 지원했다. 식량·영양 지원도 병행되고 있다. OCHA는 5세 이하 어린이와 여성 청소년, 임산부, 수유부 등을 중심으로 최소 8000명이 한 달간 사용할 수 있는 영양 지원 물자를 사전에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레바논 전역으로 전선이 확산하는 가운데 민간인 피해와 피란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국제사회의 긴급 구호 대응도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