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쌀값은 1년 전보다 17.7%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2.0%의 약 9배를 기록했다. 현재 쌀 소매가격은 평년보다 최대 25%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쌀 10㎏ 평균 소매가격은 3만6214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1%, 평년보다 25.8% 상승했다. 20㎏ 가격도 6만2951원으로 1년 전보다 13.7%, 평년보다 16.5% 올랐다. 산지 가격 역시 20㎏당 5만7716원으로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각각 19% 안팎 상승했다.
쌀값은 지난해 9월 20㎏ 기준 6만원선을 넘어선 뒤 7개월째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말 정부양곡 15만t을 단계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가격 안정 효과는 뚜렷하지 않다. 농식품부는 산지 가격에 반영되고 다시 소비자 가격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쌀값 강세가 계속되면서 밥상물가와 외식물가 부담은 커지고 있다. 일부 식당에서는 공깃밥 가격이 1500원에서 2000원까지 올랐고, 떡·삼각김밥·백반류 가격도 잇따라 상승했다.
농민단체는 현재의 쌀값 상승이 농민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수확기 이전에 대부분의 쌀을 판매한 농민보다 유통업자가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라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10월 쌀이 남을 것으로 보고 10만t 시장격리를 결정했다가, 이후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자 올해 초 일부 물량의 용도를 조정하고 반납 시기를 늦추는 등 정책을 번복했다. 가공용 쌀 소비 증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수요 예측 실패도 문제로 꼽힌다.
여기에 벼 재배면적 감축 정책도 쌀값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지난해 8만㏊ 감축에 이어 올해도 9만㏊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농민단체는 급격한 면적 축소가 수급 불안을 키우고, 기후위기 상황에서 식량안보까지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쌀이 남는다고 재배를 줄였다가 예상치 못한 생산 차질이 생기면 오히려 더 큰 가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오락가락한 수급 정책과 성급한 재배면적 감축이 지금의 쌀값 고공행진을 키웠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