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수로 3년째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이 오는 23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공방을 주고받았다.
4일 고려아연 측 KZ정밀(옛 영풍정밀)은 영풍의 75기 정기주총을 앞두고 영풍 이사회에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와 현물 배당 근거 신설을 위한 정관 일부 변경 등에 관한 주주제안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KZ정밀은 영풍 보통주 68만590주(지분율 3.76%)를 보유한 영풍의 주주다.
KZ정밀은 영풍의 환경·안전 리스크를 이사회 차원에서 감시하도록 하는 ESG위원회의 ‘이사회 내 위원회’ 격상과 자사주 취득·소각 등에 관한 주주제안도 함께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주주제안 요청이 영풍 경영진·이사회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내용들로, MBK와 함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는 영풍 측 경영에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KZ정밀 측은 “이번 주주제안은 지배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감시·견제 기능 강화, 주주권 보호, 주주환원 확대를 통해 영풍의 기업 가치와 신뢰 회복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라며 “영풍 이사회는 상법이 보장한 주주제안권을 존중해 제안한 안건을 상정하고 모든 주주가 논의하며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풍은 이날 KZ정밀과 이 회사의 최창규 회장, 이한성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고의로 탈법적 상호주 외관을 형성해 영풍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KZ정밀은 지난해 1월 회사가 보유한 영풍 주식을 고려아연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양도하는 방식으로 순환구조를 형성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월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면서 영풍이 노렸던 MBK·영풍 측 이사 후보의 고려아연 이사회 진입이 좌절된 바 있다.
영풍은 “위법한 의결권 제한으로 훼손된 영풍의 주주가치를 회복하고 주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KZ정밀을 상대로 손배 소송을 제기했다”며 “고려아연 최대 주주로서 회사의 지배구조 정상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