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호르무즈 해협 막히면 해상운임 최대 80% ↑"

호르무즈 해협. CNN 캡처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해상운임이 최대 80%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는 1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윤진식 회장 주재로 '미-이란 사태 관련 긴급 수출입 물류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해역과 오만만을 잇는 지역으로 사우디·쿠웨이트·이라크·이란·아랍에미레이트(UAE) 등 주요 산유국의 핵심 해상 운송로다.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와 석유의 약 25%가 이곳을 통과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수심이 비교적 얕아 대형 유조선이 지나갈 수 있는 해로가 한정적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전체 폭 55㎞ 중 유조선 통항 가능 구간은 10㎞ 이내로 모두 이란 영해다.

 

한국의 경우 원유 70.7%, 액화천연가스(LNG) 20.4%를 중동에서 들여오고 있어 해협이 봉쇄되면 에너지 수급 불안이 불가피하다. 무협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오만의 주요 항만을 경유한 우회 경로를 활용하는 방안이 가능하지만 실질적 가동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지금과 같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인접국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하는 전면전 확산 국면에서는 육로와 영공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우회 루트를 활용할 경우 해상운임이 기존 대비 최대 50∼80% 오를 수 있다. 육로 운송과 통관 절차로 운송 기간도 3∼5일 늘어날 수 있다.

 

유가 급등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할 수도 있다.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당시, 무협은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 기업의 원가는 2.82%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무협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비해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 수출화주 지원에 나선다. 오만 살랄라·두쿰 항만을 활용한 환적과 내륙 운송 등 우회 운송 경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물류업계와의 협력 체계와 정보 공유도 강화한다. 국적 선사, 포워더 등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해당 지역 수출입 물류 동향을 수출 기업에 제공할 방침이다. 이 밖에 육로 운송비와 통관 비용 등으로 늘어나는 운송료를 완화하기 위해 기존 물류비 바우처에 긴급 항목 편성을 요청하고, 중소기업 전용 선복 확보 방안도 추진한다.

 

한편 이번 사태가 확산할 경우 산유국들의 부담이 커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 중동 문제 전문가인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란이 사상 유례없이 호르무즈까지 봉쇄해버리는 조치까지 겹치면 산유국들은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이라면서 "(이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 행위에 대한 불만이 표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란 정국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됐다"면서 "이번 주 이란의 후계구도 움직임 및 보복 가능성을 비롯해 국제유가 및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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