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사망자와 다수 부상자를 낸 고속도로 연쇄 추돌사고의 원인으로 ‘블랙아이스’가 지목 받고 있다.
10일 경북 상주시의 서산영덕고속도로 낙동지점 양방향에서 잇따라 발생한 추돌사고로 다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국은 대구·경북 대부분 지역 아침 기온이 영하권에 머문 새벽에 지역에 따라 내린 눈 또는 비가 도로에 얼어붙으면서 짧은 시간대에 여러 지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차량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경찰청은 이번 사고 원인으로 도로에 비나 눈이 얼어붙으면서 발생한 노면 결빙, 일명 블랙아이스 가능성을 우선 들여다보고 있다. 블랙아이스는 비나 눈이 내린 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질 때 노면 위 수분이 얇게 얼어붙는 현상으로, 맨눈으로는 단순히 젖은 노면과 구별하기 어렵다.
특히 새벽 시간대 교량이나 강 인접 구간, 그늘진 곳에서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잦아 운전자가 인지하기 전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경북 지역에서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는 겨울철마다 반복되고 있다. 2019년 12월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 방향 26.2㎞ 지점에서 블랙아이스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해 40여명이 사상했다. 이듬해 12월에도 경북 영천시 녹전동 교량에서 블랙아이스로 18중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번 사고도 공통으로 지목되는 요인은 겨울철 노면 결빙이라는 위험 요소로 추정된다. 다만 과거 사고와 이번 사고는 노선과 사고 지점, 고속도로 운영 주체가 달라 블랙아이스 외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는 어렵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블랙아이스로 인한 대형 사고를 줄이기 위해 결빙 취약 구간에 대한 체계적인 지정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과거 사고 이력과 지형, 기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습 결빙 구간을 선별해 사전감속 유도와 경고 표지 강화, 제설·제빙 작업 집중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겨울철 고속도로 사고는 예측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며 “선제적인 도로 관리뿐만 아니라 운전자 역시 충분한 차간 거리 확보와 급조작 자제를 통해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사고 발생 시각은 블랙아이스가 생기기 좋은 시간대였다”며 “이미 도로가 얼고 난 뒤 염화칼슘을 뿌리면 더 미끄러워져 얼음 위에 소금을 뿌리는 꼴”이라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