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며 새 역사를 쓴 코스피가 올해 들어 68.5% 상승해 주요 20개 국가(G20) 중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추가 랠리를 통해 이르면 올해 안에 5000시대 맞이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1.24포인트(2.57%) 오른 4042.83에 거래를 마감했다. 2021년 1월 최초로 3000선을 돌파한 이후 4년 9개월 만에 4000선를 돌파한 것이다.
1980년 지수 100포인트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1000선(1989년 3월)을 넘는 데는 9년이 걸렸고, 2007년 7월 25일 2000선 돌파까지는 18년이 걸렸다. 2021년 1월 3000선을 넘어설 때까지도 13년 5개월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전례없는 속도다.
코스피 4000 돌파로 시가총액도 사상 최대치인 3326조원을 기록했다. 이중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1125조원(보유 비중 34.7%)으로 1년 전보다 493조원 증가했다.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조선·2차전지 등 수출 주력 업종 전반으로 유입되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68.5%로 G20 국가 중 압도적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인 인도(31%)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이달 상승률도 18.1%로 1위를 차지했다. 연간 상승률 기준으로도 1987년(92.6%), 1999년(82.8%), 1988년(72.8%)에 이어 역대 네 번째 기록이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코스피 4000은 주주가치 중시 경영의 결실로 그간 억눌려온 시장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며 “신산업 중심 산업구조 전환을 통해 코스피 5000 및 코리아 프리미엄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코스피 4000 돌파는 우리 자본시장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실질적인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통한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 출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5000 향한 질주가 본격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우호적 전망, 글로벌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확대,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등으로 추가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밴드를 4200~5000으로 제시했고, 삼성증권은 연말 전망을 3600~4050으로 상향했다. 대신증권은 3500~4100, KB증권은 3700~4250을 제시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도 코스피가 5000포인트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JP모건은 내년 코스피 상단을 4200으로 제시하면서 “한국 증시는 상법 3차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병행될 경우 12개월 내 코스피 5000선 도달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