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불장에 외국인 시총 첫 1000조 돌파…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총 1000조원 돌파

코스피가 전 거래일(3845.56)보다 96.03포인트(2.50%) 오른 3941.59에 마감한 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 4000’을 눈앞에 둔 역대급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 총액과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이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4년여 만에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보유 시가총액은 1125조원으로, 전체 코스피(3243조원)의 34.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말(632조원)보다 약 10개월 만에 5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달 들어서만 외국인 보유액이 425조원 늘었으며, 매수세는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각각 305조원, 204조원으로, 보유 비중은 52.22%와 54.99%에 달했다. 두 종목의 합산 보유액만 500조원을 넘어 전체 외국인 보유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증권가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맞물리며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분석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산업 성장성과 정부 정책이 결합하며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와 신흥국 증시 매력 부각, AI 확장 모멘텀 등 복합 요인이 외국인 매수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65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별 기준 지난 2021년 6월 일평균 거래대금(16조9480억원) 이후 4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달(11조5540억원) 대비로는 5조990억원(44%) 급증했다. 이달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달보다 13.9%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코스피 거래대금의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진다.

 

앞서 지난 1월 9조6180억원 수준이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2월 12조2190억원까지 늘었으나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 4월 7조911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후 점차 증가해 6월 15조2000억원까지 급증한 거래대금은 다시 감소, 지난달 11조5000억원대로 내려섰으나 이달 들어 16조원대로 대폭 불어났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전자 우선주의 이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5990억원으로 같은 기간 전체 코스피 거래대금의 28%를 차지했다. 지난 24일에는 세 종목의 시가총액 총합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준석 한양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증시 활황에도 불구하고 거래대금이 코스피 시장, 특히 소수 대형주에 매우 강하게 집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코스피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올해 상반기보다는 연말이, 올해 연말보다는 내년 상반기 지수 레벨이 더 높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며 “단기 지수 상승세가 가파르지만 여전히 이 전망을 유지하고 내년 5000포인트 달성도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 5000포인트는 단순한 유동성 환상이 아니라 산업 양극화가 낳은 구조적 고평가의 정당화 구간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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