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보다 노인이 많은 나라... 20대 사상 첫 ‘마이너 세대’ 됐다

지난달 열린 ‘2025 청년 굿잡(GOOD JOB) 일자리 박람회’에서 청년 취업 준비생들이 현장면접을 보고 있다. 뉴시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고 있는 한국에선 청년이 점점 귀해지고 있다. 오랫동안 지속한 저출산 고령화 여파로 20대 인구가 70대 이상 노령층에도 추월당했다. 아울러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경력직 선호 탓에 노동시장에서 20대의 존재감이 더욱 약해지면서 한국 경제 활력 저하와 인구 구조 문제 악화에 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등록센서스 방식)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인구는 전년보다 19만3000명 줄어든 630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감소 폭은 10세 미만(-19만2000명), 40대(-16만9000명)를 웃돌며 전 연령대 중 가장 컸다. 20대 인구는 2020년 70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4년째 내리 줄고 있다. 감소 폭은 외국인 인구 증감에 따라 진폭이 큰 편이지만 매년 14만∼21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영향으로 20대 인구는 작년 70대 이상(654만3000명)보다도 적어졌다. 20대 인구가 70대 이상을 밑돈 건 1925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20대는 사상 처음으로 성인 연령대 중 인구가 가장 적은 ‘마이너 세대’가 됐다.

 

 희소성이 커진 20대가 노동시장에서 우대받을 법도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지난 8월 20대 고용률은 60.5%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8월(61.7%) 이후 12개월째 하락·보합을 반복하면서 단 한 번도 반등하지 못했다. 같은 달 20대 실업률은 5.0%를 기록하며 1.0%p 상승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2022년(5.4%)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대 실업률 증가는 대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현상으로 공채보다는 수시 채용이 늘면서 막 사회에 진출한 20대의 설 자리가 부족해진 탓이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경제계 소통플랫폼 ‘소플’을 통해 500여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하반기 기업의 채용 트렌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의 51%가 “채용 시 경력직을 가장 선호한다”고 답했지만, “신입을 선호한다”고 밝힌 기업은 10.3%에 불과했다.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제조업 부진, 건설업 불황 등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것도 한몫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회 전반에서 20대의 존재감이 약해지면서 한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쉬었음 청년 증가에 따른 경제적 비용 추정’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쉬는 20대 청년 증가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최근 5년간 총 44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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