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시중은행을 핵심 계열사로 둔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3분기 5조원에 가까운 호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순이익을 올린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대출성장률이 주춤했지만 역설적으로 대출금리에 큰 변동이 없으면서 높은 순이자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7~9월 연결 기준 지배주주 순이익은 4조8789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조9720억원보다 1.9% 감소한 수준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은 올해 17조8257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16조3532억원)보다 9.0% 많은 수치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은 예상치인 5조원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은행 마진이 예상보다 상당히 잘 방어되고 있고 원화대출 성장도 6·27 부동산 대책 발표로 몰렸던 수요가 실질적으로 실행되면서 예상을 넘어섰다. 또 대손비용이 감소하고 비이자이익도 2분기만큼 양호하면서 예상치에 부합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그러면서 “기준금리가 올해 들어 벌써 0.5%포인트 인하됐지만 지난 2년간 은행의 가산금리는 소폭 상승했다”면서 “이는 가계대출 규제의 역설이기도 한데,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2년 넘게 이뤄지고 있어 은행들이 가격 경쟁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3분기에는 4대 은행의 비이자이익도 2분기 수준만큼 양호할 전망이다. 지난 7월부터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50억원으로 원복되며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박 연구원은 “은행의 증권 실적이 여전히 견조하고 신탁, 펀드, 방카슈랑스 등 수수료 수익도 양호한 편”이라며 “나아가 3분기 은행들의 기업금융(IB)과 관련한 수수료뿐 아니라 대출 이자이익도 견조한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비이자이익에서는 유가증권 손익 및 증권사 수수료 증가가 여전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별로 보면 신한금융이 유일하게 3분기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신한금융의 3분기 순이익이 1조35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2971억원)보다 4.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KB금융의 순이익은 1조5616억원을 올려 지난해 3분기(1조6139억원) 대비 3.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도 3분기 1조1566억원에서 1조616억원으로 순이익이 8.2%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와 비슷한 9055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금융지주들의 총주주환원율도 우상향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에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상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여유가 있거나 추가 자사주 매입, 소각 확대 가능성이 있다”며 “2025년 세제개편안 내용상 2026년부터 2028년 귀속 배당분까지 적용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에 맞춘 배당성향 상향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