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사업 먹구름…LG전자, MS사업본부 희망퇴직 단행

50세 이상∙저성과 직원 중 희망자 대상
LG전자 “인력 선순환 차원” 일축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뉴시스

LG전자의 TV 사업을 이끄는 MS사업본부가 50세 이상 직원 및 성과가 낮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충격과 중국 기업들의 저가공세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허리띠를 졸라맨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 MS사업본부는 구성원 중 만 50세 이상이거나 최근 3년 간 성과가 낮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은 대상 직원이 원하는 경우를 전제로 진행한다. 근속 및 정년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최대 3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 등을 지급한다. 희망퇴직은 다음달 중 진행될 예정이다.

 

LG전자는 앞서 2022년과 2023년에도 인력 선순환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다만 이번에는 조직 내에서도 MS사업본부만 대상으로 진행돼 TV사업 부진을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MS사업본부 이외의 사업부에서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MS사업본부는 올해 2분기 19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주요 사업부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동기대비 적자 전환했다. 시장 수요 감소와 판가 인하, 중국 기업들과의 가격 경쟁으로 인한 마케팅비 증가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LG전자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LG전자 TV의 평균 판매가는 지난해 연평균 대비 2.5% 하락했다.

 

다만 LG전자는 이번 희망퇴직 역시 실적 문제가 아닌 인력 선순환 목적이라며, 적자로 인한 구조조정이란 해석을 일축했다.

 

LG전자는 “젊고 힘 있는 조직으로의 변화에 속도를 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에서 조직 내 연령대별 구성 등을 고려해 필요에 따라 희망퇴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직의 평균 연령을 낮춰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의도로도 읽힌다. LG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 50대 이상 정규직 임직원 수는 1만1993명으로, 전년 대비 1547명 늘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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