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가 화면 속 글을 편하게 읽고 표현할 수 있는 디지털 서체 ‘카카오 글씨’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한다고 17일 밝혔다. 손글씨보다 타이핑에, 책장보다 스크롤에 더 익숙한 시대가 반영됐다.
카카오 글씨는 디지털 화면에서 가독성과 표현방식에 최적화된 서체로, ‘카카오 큰글씨’와 ‘카카오 작은글씨’로 구성됐다. 단순히 기존 서체를 디지털로 옮긴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과 PC화면에 맞게 새로 설계를 했다.
카카오 큰글씨는 또렷하고 주목도 높은 타이포그래피를 구현할 수 있고, 카카오 작은글씨는 본문이나 캡션에 적합하도록 작은 크기에서도 잘 보이도록 글자 간 간격을 넓히고 선을 정돈해 뭉개짐 없이 선명하게 보인다.
아울러 카카오는 ‘ㅋㅋㅋ’, ‘ㅇㅇ’처럼 초성으로 의사표현이 자연스러워진 시대적 변화도 담아냈다. 기존 서체는 초성만 단독으로 사용하면 또렷하게 읽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지만 카카오의 이번 서체는 초성 크기를 키우고 비례를 정교하게 조절해 글자의 일부가 아닌 독립된 하나의 글자처럼 보인다.
특수기호로 표현하는 텍스트 이모티콘 조형 역시 더 정교하게 다듬었다. 두 개 이상의 기호나 글자 조합을 하나의 형태로 자동 변환하는 리가처(Ligature) 기능을 통해 특정 기호를 입력하면 정돈된 형태의 이모티콘으로 바뀐다. 글자이지만 마치 표정처럼 보이는 생동감 있는 감정 표현이 가능한 것.
예를 들어 ‘:-D’와 같은 웃는 이모티콘은 기존에는 서체에 따라 D의 위치나 크기로 인해 어색해보였지만, 카카오 글씨는 깔끔하고 균형감 있게 보인다. 덧붙여 ‘->(화살표)’처럼 자주 쓰는 기호 조합은 입력 즉시 자동 변환해줌으로써 특수문자를 따로 찾아야 하는 불편함을 없앴다.
이러한 카카오 글씨를 카카오는 오픈 폰트 라이선스(OFL)를 적용, 개인 및 상업적 용도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 배포한다. 카카오 기업사이트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며 산돌 구름 및 어도비 폰트 등 클라우드 폰트 서비스를 통해서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신영섭 카카오 BX디자인 리더는 “카카오 글씨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화면에서 최적의 가독성과 표현력을 제공한다”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시대의 소통 방식을 이해하고 이를 반영하는 서체로 풍부한 디지털 표현 문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